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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세계7대 자연경관 제주도

올소맨 2011. 11. 14. 03:34

부끄러운 세계7대 자연경관 제주도

 

1. 우와~우리가 뽑았다!!!

드디어 발표가 났다. "New 7 Wonders"라는 재단(비영리단체라 주장하는)이 주최하는 "세계7대 자연경관"에 제주도가 포함되었다고 한다. 얼마전부터는 선정 시간이 몇일 안남았다고 온갖 홍보를 하더니, 막상 결과가 나오고 나서 생각보다는 떠들석 하지 않는게 좀 의아하다. 어쨌건 지자체 공무원에 중앙정부, 거기에 신문, 방송에서 열심히 홍보한 결과로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에 선정되었다.

 

한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은 이번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의 주최는 뉴세븐원더스 라는 비영리 단체가 주최했는지 몰라도, 그 선정 방식을 볼때 선정은 뉴세븐원더스가 한것이 아니라, 우리가 직접 선정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가 우리땅 아름답다고 뽑은 것이고, 뉴세븐원더스라는 단체는 굳이 말하자면 장소만 제공한 것일 뿐이다. 다른 나라들도 한국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선정되었다면, 그 나라 역시 자기네가 자기네 땅 아름답다고 선정한 것 뿐이다.

 

뭐 스스로를 잘났다고 표현하는데 문제는 없다. 개콘식으로하면 경찰출동안하고, 쇠고랑 안찬다. 하지만 문제는 내가 나를 평가하는 것과 타인이 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상당한 갭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식의 평가를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고 다닌다면 아마 사회적으로도 상당히 어울리기 힘든 사람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한국인이 외국인친구들과 제주도에 놀러갔을때...

한국인: 여기가 세계 7대 자연경관중 한곳이다

외국인: 누가 그렇게 선정했는데?

한국인: 한국사람이 선정한거다

외국인: ...........

 

뭐 이런 종류의 코미디가 연출될 수 밖에 없는 선정방식이라는 것이다. 

 

 

2. 참 좋은 선정방식

자연경관은 아름다워도 인구수 적고, 소득 낮고, 인터넷이 없는 그런 나라의 자연은 후보조차 될 수 없는 선정방식이 과연 정당하고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과연 이런식의 코미디 같은 방법으로 뽑힌들 그게 자랑스럽고 아름다울까? 주관하는 단체의 공신력은 차치하고 서라도 이런 말도 안되는 방법으로 세계의 자연경관을 선정한다는게 과연 객관적인 평가라고 할 수 있을까?

 

마치 "패티김과 지드레곤 중 누가 더 노래를 잘 부르나"같은 투표에서 문자와 인터넷투표만 받는다면 그 결과는 뻔하지 않겠는가. 누가봐도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는 방법을 통한 선정은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런 방식을 통해 뽑힌 지드레곤이 패티김보다 노래를 더 잘 부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더욱이 지드레곤 팬들이 합심하여 온갖방법을 동원해서 투표를 부추기고 독려한다면(실제로 이런일들이 비일비재하므로) 굳이 결과 발표를 하지 않아도 지드레곤이 이길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번 제주도의 선정방식도 앞에서 예를 든 소위 "빠순이"들의 행동과 그리 달라 보이진 않는다. 지자체부터 중앙정부에 이르기까지 혈세를 받는 공무원들이 대규모로 동원되고 관제되고, 거기에 발맞추어 온갖 언론사들이 부추기는 꼴이 마치 앞에서 이야기한 "빠순이"들의 투표조작과 별반 다를게 없다는 것이다. 대체 이게 무슨 공정하고 공신력있는 선정이라는 말인가. 정말 어떤 누리꾼의 말처럼 "차라리 슈퍼스타K 의 문자투표가 더 공정한" 방식이겠다.

 

 

3. 누가 이익을 볼까?

이번에도 역시나 경제효과는 찬란하기만 하다. 지난 G20 정상회담의 경제효과인 몇십조는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지만, 이번 자연경관 선정도 몇십조의 경제효과가 있다고 한다. 요즘 많이 문제가 되고 있는 용인경전철이나 거가대교등 착공전 그 엄청난 경제효과에도 왜 그리들 적자를 보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뭐 자연경관에 선정되었다고 해서 세금이 많이 들어가는 것은 아닐것이다. 기껏해봐야 뭐 홍보관 짓거나 표지판 몇개 세워놓겠지...하지만 거기에 선정되기까지 들어간 세금은 분명 한두푼이 아닐 것이다. 공무원들이 단체로 동원되어 국제전화를 했다고 하니 거기에 들어간 세금도 꽤 되는 것으로 알 고 있다. 더욱이 무슨 위원회나 추진본부니 하는데 들어간 인건비나 임대료 등도 한두푼은 아닐것이다.

 

물론 어느정도의 홍보효과는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정부나 추진본부 같은 곳이 이야기 하는 것처럼 부풀려진 숫자는 그냥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이라는 건 이미 몇번의 사례를 통해서 알고 있다. 문제는 이번 행사를 통해서 누가 이득을 보는가 하는 점이다. 이미 몇몇 유명한 관광지나 자연유산을 가진 국가들은 이번 행사에서 탈퇴를 했다. 주최를 하는 단체의 공신력 부족과 공공연한 라이센스 비용 요구 그리고 통신회사들의 수익 의혹까지 덧붙여져 우리가 알 고 있는 많은 자연경관이 이번 선정에서 탈퇴를 했다.

 

과연 한국의 통신회사들은 이번 행사를 통해서 이득을 없었을까. 또한 뉴세븐원더스에 제공된 라이센스 비용은 또 얼마일까. 이 단체를 주관하는 웨버라는 양반은 공공연하게 선정시 효과로 부동산 가격의 상승을 이야기 하던데 이런 발언을 비춰볼때 단체의 공신력에 참 의문이 많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4. 모순의 제주

제주에 해군기지가 들어선다. 뭐 국가의 안보를 위해서라면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앞뒤가 안맞는 다는 것이다.

 

 

앞에서는 세계 자연유산이니 7대 경관이니 하며 제주를 국제적 자연유산으로 홍보하고 또 그렇게 만들고 싶어서 안달난 이들이, 어찌 뻔히 보이는 자연파괴와 오염 앞에서는 그리도 조용한지 알 수가 없다. 그야말로 모순이다.

 

정부가 세금까지 들여가며 제주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려고 하면서도, 뒤에서는 해군기지를 짓는다며 멸종위기종 보호구역이며, 생물권 보존구역, 거기에 구럼비 바위라고 하는 전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해안을 가진 강정마을에 시멘트를 바르고 건물을 세워서 해군 기지를 세워야 겠다니...모순도 이런 모순이 없다.

 

그래서 이번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이 더욱 불편할 뿐이다. 누구를 위한 선정인지도 모르겠고, 무엇을 위한 선정인지도 모르겠다. 앞에서는 자연을 이야기 하면서도 뒤에서는 열심히 시멘트를 바르고 건물을 세우고 있다. 행여 원하는 것이 "자연"이 아닌 "돈"이 아니었을까. 원하는 것이 "아름다움"이 아닌 "경제효과"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제주가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된 것이 하나도 자랑스럽지 않다.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4572107&RIGHT_DEBATE=R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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