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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시술소 시각장애인 ‘무노동 무임금’

올소맨 2011. 6. 18. 23:50

30대 초반 직장인 김모씨는 그동안 순진한 착각에 빠졌음을 요사이 알았다. 김씨

자칭 안마시술소 마니아다. 경력이 7년차라고 했다. 그렇다고 자주 들락거리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한 달에 한번 정도는 참았던 화산을 폭발하고자 강남의 유명 안마
시술소에
발걸음 한다. 그는 여유자금이 없으면 두달 또는 분기만에 활화산의 진면목

보여준다고 폭소를 자아냈다. 만일 가욋돈이 생기면 어김없이 직행, 회포를 푼다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90분 동안 황제 대접을 받으며 육체적 연애를 즐기는 것을,
그는 안마시술소의 최대 강점으로 꼽았다.


 

통상 비용 18만원 중 ○만원 시각장애인 몫 추정  ‘No’


 

하지만 그는 안마시술소에서 시각장애인의 안마를 받지 않는다. 처음엔 멋모르고
받았으나 이후엔 왠지 불편해 바로 그 코스를 진입한다. 솔직히 연애에 욕심 있어
왔는데 어렵게 일하는 그들을 보면 자신이 너무나 한심해 보인다는 것. 그래도 그들에

안마는 받지 않지만 나름 ‘돕는다’는 자부심은 갖고 있던 터였다.


 

이유인즉 굳이 안마는 받지 않더라도 통상 안마 비용 18만원 중 얼마 정도는 시각
장애인
주머니로 들어갈 것으로 짐작했기 때문이다. 즉 ‘무노동 유임금’으로 추정했던
것. 그러나 한참 뒤늦게 진실을 알아챘다. 철저히 ‘무노동 무임금’이라는 것. 단골
업소의
종업원을 우연찮게 술집에서 만난 게 계기였다.  


 

사실 김씨는 시각장애인의 월 평균 수입이 궁금했다. 대한민국이 안마공화국으로
불리는 만큼 먹고살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던 이유에서다. 그러다
자신이 그동안 쓸데없는 허튼 짓을 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됐다. 안마시술소에

일하는 대부분의 시각장애인은 안마 건수 당 챙기는 구조다. 한마디로 손님이 안마를
거부면 수입이 전혀 창출되지 않는다. 이럴 경우 18만원은 고스란히 업소의 이익으로
둔갑한다.


 

그러나 세간에선 1인당 안마 비용 18만원 중 ○만원은 시각장애인의 수입으로
알려져 왔고 다수의 남성들은 그렇게 생각했다. 혹자는 안마시술소에서 선행을 베풀었
다고
농담 삼아 말하기도 했다. 안마로 힘쓰지 않게 해줬다는 논리였다. 하지만 알고 보니
이 같은 행위는 순진한, 한심한 바보였던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은 1인당 최소 2만원에서 최대 4만원을 챙긴다. 결국
손님이 안마가 필요 없다고 하면 지갑이 얇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과거엔 꼭 안마를
받아야 한다고 종업원들이 적극 권유했으나, 요사이에는 손님이 원하는 대로 일사천리

착착 진행되는 분위기다. 더 큰 문제는 나날이 시각장애인 안마코스를 건너뛰어 곧바

그 코스로 가는 남성들이 늘어난다는 것.


 

‘시간 없으니 빨리 여자 들여보내 달라’ 시각장애인 운다


 

서울 강남의 안마시술소 출신 전직 종업원은 이렇게 말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안마시술소에서 육체적 연애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고 그 짓을 하고 싶어서 오는
것 같다. 하지만 나날이 안마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사라지는 분위기다. 요식 행위로
생각해 ‘귀찮다’거나 ‘시간이 없으니 빨리 여자 들여보내 달라’고 한다. 그럼
시각장애인들 돈벌이가 나빠질 수밖에 없다. 업주만 배불리는 꼴이다. 웬만하면 안마

받았으면 한다.” 참고로 절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제 아무리 안마시술소가
많다고 하나, 거기서 성행위를 하다 걸리면 망신살이 뻗친다는 것을 분명 명심해야
할 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