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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평가] 연극 <설공찬전>

올소맨 2009. 3. 20. 01:57

현재 사회의 모습을 세세하게 꼬집는 작품

 

 

극단 신기루만화경의 연극 ‘설공찬전’이 오는 4월 5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공연 중이다. 극단 신기루만화경은 논란을 일으켰던 ‘로빈슨 크루소의 성생활’에 이어 연극 ‘설공찬전’으로 또 하나의 금서에 도전했다. 이 작품은 지난 1511년 채수가 지은 고전소설로 저승에서 돌아온 설공찬이라는 인물이 사촌동생의 몸을 빌려 현실정치를 비판한다는 내용으로 조선 최초의 필화 사건을 일으킨 바 있다. 이 작품은 당시의 정치 상황을 해학과 풍자 넘치게 표현한 작품이지만, 지금 보아도 전혀 무관하지 않다.

아이디 ‘ley7011’은 ‘1500년경에 채수라는 인물이 지은 최초의 한글소설이라는데 그 당시 사회의 부패성을 빙의라는 소재를 통해 자연스럽게 풀어낸 이야기가 꽤 탄탄하고 재미있다. 그때나 지금이나 권력을 탐하고 부를 축적하고 아부와 뇌물이 오고가는 부패의 냄새는 크게 다르지 않은 듯싶다. 세월이 흘러가고 시대가 변하고 법은 엄격해져 가는데도 구석구석에서 여전한 것을 보면 인간의 본능인 것일까? 역사를 교훈삼아 좀 더 발전하고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우리의 모습은 돌고 돌아 늘 같은 자리일 경우가 너무나 많아서 안타깝다. 그래도 조금은 나아지고 있는 것이라 믿어본다’라고 평했다.

더불어 ‘원작과 연극은 조금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정치를 비판하고 권력욕에 눈먼 세상에 대해 경고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원작으로 만나든, 연극으로 만나든 그 속에서 깨닫고 각성하고 바른 마음과 생각을 품고 살아가게 되면 좋은 것 아니겠는가! 아버지 설충란의 대사가 인상 깊다. “늪이다. 사는 게……. 빈손이 더 무겁구나”’라며 심도 있게 전했다.

또한 이 작품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과 호흡력으로 관객들의 큰 호응을 불러 일으켰다. 아이디 ‘raing21’은 ‘빙의에 대한 내용이라 무서울까봐 걱정 많이 하고 보러갔는데 전혀 예상 밖이었다. 배우 한명 한명 연기도 깊이 있고, 웃음 ,감동 ,교훈이 담겨있어 너무 좋았다. 정말 후회하지 않는 공연이었다.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이는 이 작품, 꼭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아이디 ‘creek17’역시 ‘큰 기대 없이 친구와 함께 본 연극이었다. 고전을 바탕으로 한 연극은 처음이었는데, 감동이 가득했다. 배우의 열정적인 연기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구성진 사투리와 풍자가 가득했던 고전극. 고등학교 교과서에 있었다면 하품이나 했을 테지만 무대 위의 공연은 생생함과 생동감, 감동, 그 자체였다. 돈, 권력에 미친 사람, 그런 세상과 등지고자 입을 닫은 父子, 그리고 조용히 생각에 잠기게 하는 주제까지…….너무 감동적이다. 이는 아마도 배우들의 연기력 때문이 아닐까 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터파크 예매싸이트에서 10점 만점에 10점을 기록한 연극 ‘설공찬전’은 오는 4월 5일까지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에서 만나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