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인가 했더니 아직 봄이야
강물처럼 푸르게 시린 잠을 청하고 나니
아무것도 없는 거리엔 취한 바람의 상처뿐
넋 나간 황소 등에 업힌 병든 새의 울음소리 듣고서야
아픔을 알아서일까
시린 강물도 밤새 찰싹찰싹 제 뺨을 치며 서러워한다.
질척이는 궂은 비 몸살을 앓고 흐느끼는 옹알리쯤
어디에 흘러보내도
아픔은 싹이 돋아 황소걸음은 절음거리다 땅 위에 눕고
물려온 선물은 촛불 행렬로 열진 그림자조차
동토에 육성 하늘로 치솟아 성토하는 소년, 소녀의 기도
봄인가 했더니 병든 더위가 오염된 식탁 위로 꽃 피려 하네
강물처럼만 흘렀어라
병들고 오염되지 않은 맑은 영혼같이
산두/ 최 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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