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보는 창

영어 잘하려면 코 성형 수술해라?

올소맨 2008. 2. 4. 09:09

사람의 코는 5가지 유형이 있다.  앨프레드 스토리라는 사람이 내린 결론이다.  아마도 서양 사람의 코만을 대상으로 한 분류다. 

 

1) 그리스형 코 = 예술가 기질을 나타낸다. 
2) 짧게 튀어나온 코 = 미숙한 성격을 보여준다. 
3) 하늘로 향한 코 = 파고드는 것을 좋아하며, 감수성이 풍부하다. 
4) 그리스형보다 오뚝한 로마형 코 = 실행력이 있고 공격적이다. 
5) 유대인형 매부리코 = 예민하고, 걱정 많고, 의심 많다. 장사수완이 좋고 돈 모으는 것만 좋아한다.

 

이처럼 코를 분석한 자료가 있을 정도로 서양 사람들은 냄새를 잘 맡는다.  동양 사람보다 냄새맡는 능력이 뛰어나다.  냄새를 잘 맡다보니 몸에서 풍기는 노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향수를 뿌린 것이 소위 '향수 문화'가 되기도 했다.  그들은 그러면서도 목욕할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코는 숨쉬는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숨을 쉬지 못하면 그 날로 끝장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숨을 쉬면서 서로를 닮아간다고 한다.  부부관계가 가장 그렇다.  아내의 코를 통해서 들어간 공기가 몸을 한바퀴 돌아 남편의 코로 들어간다.  남편의 몸을 한바퀴 돈 공기는 다시 아내의 코로 들어간다.  부부는 호흡을 같이 하면서 서로 닮아간다.  성격이 닮아가고, 그렇게 살다보면 모든 것이 닮은꼴이 된다.  운동선수들은 합숙훈련을 통해서 한마음이 된다. 

 

또 한가지 중요한 코의 기능이 있다.  소리를 내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코는 '공명기' 기능을 한다.  코를 울리면서 소리를 내는 것이다.  누구나 코를 잡고 소리를 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소리가 달라진다.  감기 걸렸을 때 목소리가 달라지는 것은 코의 점막이 부어 올라서 '공명기' 기능이 고장났기 때문이다. 

 

외국어를 아무리 잘해도 '본토 발음'과 똑같이 할 수 없는 것도 코 때문이다.  나라마다 코의 구조와 크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은 코 때문에 '코맹맹이' 영어를 미국 사람과 똑같이 발음할 수 없다.  비음이 많은 프랑스어는 똑같이 발음하기가 더 힘들다.  <생물의 다살이, 권오길 지음>

 

지금 나라가 온통 영어다.  이명박 차기 대통령은 "영어를 잘하는 나라가 잘사는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니 정책의 본질을 훼손하지 말라고 경고 비슷하게 했다. 

 

이경숙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은 영어의 표기법까지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는 보도다.  '오렌지'를 '오렌지'라고 하면 미국 사람들이 알아듣지 못하니 '오린지'인지, '오�지'인지로 해야 한다고 했다.  숙명여대의 '테솔' 과정 입학식에서 환영사를 영어로 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영어를 잘하면 군대 안 간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영어를 못하면 사람구실도 못하는 세상이 닥치고 있다. 

 

기가 막히게 잘하는 방법이 있기는 하다.  전 국민을 미국 보내서 미국 사람과 호흡을 같이 하도록 하면 된다.  그러면 코로 같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내쉬면서 그대로 닮아갈 것이다.  미국 사람과 '붕어빵'이 될 수 있다.  어쩌면 '생각까지 영어로'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명박 정부'가 예산을 암만 통크게 잡아도 힘들다.  나라를 통째로 비워두고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전 국민에게 코 성형수술을 시키면 어떨까.  이 나라 사람들 코를 모조리 '코쟁이'코로 뜯어고치면 누구나 '코맹맹이' 소리를 잘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오렌지'가 '오린지'인지 또는 '오�지'인지 헷갈리지 않을 수 있다.  대한민국 의사들 성형수술 솜씨는 마침 세계적이라고 했다. 

 

그래도 문제는 남는다.  대한민국 5천만 국민 가운데 한 달에 한 번쯤이라도 '본토 발음'을 유창하게 써먹을 기회가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죽자살자 배워놓고도 써먹을 기회가 별로 생기지 않는다면 공연한 헛수고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 사람끼리라도 '본토 발음'으로 자주 통하면 헛수고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우리말을 까먹을 우려가 있다.  우리말을 채 익히지도 못한 아이들에게 '본토 발음'을 가르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이정선 기자 (csnews@cs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