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 맛기행 일번지, 아직은 중구죠"
숯불갈비는 국일 생갈비와 진갈비에서
납작만두는 남문만두와 미성당에서
일본식 초무침 맛보려면 향촌동 할매집
달구벌 맛의 원류는 대구시 중구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지금 대구 음식 1번지는 도심 외곽 수성구 들안길, 달서구 용산동, 칠곡 3지구 등지로 분산돼 장사도 예전 같지 않다. 그렇다고 중구의 맛 토대가 완전히 붕괴된 건 아니다. 아직 식도락 투어의 출발점은 중구이다. 지난해 중구청에서 아주 뜻깊은 프로젝트를 띄웠다. 30년 이상 해묵은 장수 식당을 찾아나선 것. 선정위원회를 가동하고 직원들이 직접 현지로 나가 확인작업까지 벌였다. 이번호에선 지역의 대표적 음식 칼럼니스트 박진환씨가 발로뛰어 찾아낸 중구의 맛집을 소개한다.
▶ 숯불갈비 전문
중구 동산동 섬유회관 옆 골목 국일생갈비와 진갈비가 양대 축이다.
특히 국일생갈비 2대 사장 서이택씨는 좋은 고기를 구하기 위해 영주, 봉화 등 전국 곳곳을 찾아다닌다. 이 집의 별미는 된장찌개. 심심한 맛이 된장찌개보다 된장국에 가깝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구수한 맛이 일품. 전반적인 분위기가 깔끔해 귀한 손님 접대에 손색이 없다. 254-5115(이하 전화번호는 일반전화번호).
섬유회관 맞은편 골목 안 대를 이어 35년째 영업하는 소갈비 숯불구이 전문 성주식당(255-6851)도 단골이 많다. 밀리오레 동편 골목 원도매 식당(425-6298)은 등심구이는 물론 옛날식 불고기로 유명하다. 대구시청 옆 명성숯불갈비(427-9820)도 갈비살과 된장찌개가 맛있다.
▶ 납작만두 명소
납작만두의 본고장은 대구다. 명소는 경북여고 건너편 골목 안 남문만두(257-1440)와 남산초등 맞은편 미성당(255-0742). 미성당보다 남문이 약간 두툼하다. 맛을 못잊고 외지에서 택배주문하는 외지인이 많다. 감상출·장광숙 부부가 38년전 기존 중국식 만두의 느끼한 맛에 대적하기 위해 식물성 만두소를 중심으로 신개념 만두인 납작만두를 개발했다.
▶청주버섯
지역의 대표적 버섯요리 전문점이다. 버섯전골은 전반적인 맛이 담백하고 개운하고 칼칼하다. 표고·느타리버섯을 살짝 데쳐 초고추장 넣고 무친 버섯회는 먹는 내내 향이 그대로 살아있다. 레스토랑 뺨치는 분위기가 인상적. 요즘 같은 웰빙음식의 인기몰이 여파로 손님 접대에도 손색이 없다. 밀리오레 건너편 2·28기념공원 주차장 입구옆. 425-5668
▶ 생고기 명소 너구리와 녹양
생고기는 대구가 고향. 뭉텅 썰어낸 고기라고 해서 '뭉티기'로 불린다. 원조는 향촌동 대보백화점 옆 골목 너구리, 그 다음으로 오래된 건 녹양. 요즘 수성구점이 본점격으로 붐비나 원래 중구에 있다가 이전했다. 주당한테 가장 사랑받는 술집 중 한 곳. 소 안쪽 허벅지 부위의 처지개·함박살을 어른 엄지손가락 한마디 크기로 뭉텅뭉텅 썰어낸다. 굵게 찧은 마늘·홍고추·참기름이 맛의 원천. 너구리(254-7447), 녹양(257-1796)
▶부산안면옥
메밀 특유의 향과 거친 듯한 면발이 특징. 면 자체에 메밀을 많이 섞다 보니 면발이 툭툭 끊어진다. 육수는 묵직하고 중량감이 느껴진다. 냉면의 진수를 보여주기 위해 매년 4월부터 추석 전날까지만 장사한다. 공평동 밀리오레 동쪽 지하주차장 출구 맞은편. 424-9389
▶향촌동 스모노 할매집
일본식 초무침회인 '스모노'는 향촌동 빛바랜 목로주점 '곤도 할매집'의 대표 술안주다. 소머리 고기나 삶은 닭을 겨자로 초무침한 것. 느끼하지 않고 상큼하다. 80년대 팔순의 이월분 할머니가 남편 권영도씨의 가업을 이었다. 중앙통 옛 산업은행 네거리에서 북측골목. 254-7448
▶동인동 찜갈비
동인동 찜갈비는 다른 지방과 달리 무척 매운 게 특징이다. 지금이야 밥 반찬이지만 70년대만 해도 술안주. 매운 것 같지만 깔끔한 맛이 돋보인다. 갈비살이 야들야들하다. 맛의 비밀은 양재기에 있다. 다른 용기에 비해 열전도율이 높아 센불에 재빨리 요리해야 마늘의 강한 향과 매콤한 맛이 갈비 속에 골고루 스며든다. 실비(424-6931), 월성(424-6942), 벙글벙글(424-6881), 봉산(425-4203), 유진(425-7184), 낙영식당(423-3330)
▶시청 옆 둥굴관
대구에서 복어요리를 대중화시킨 집이다.
지금도 손맛을 지키는 김송월 할머니의 남편 김인수씨(작고)가 1960년 쯤 대구 수협 공판장 중매인 시절에 복어탕을 끓여내면서 유명해졌다. 매년 7~8월 만 제외하고 항상 생복을 쓴다. 콩나물은 고춧가루 양념에 비비고 부족하다 싶으면 남은 국물로 라면을 끓여먹어도 된다. 최고의 재료, 하지만 워낙 가격이 저렴해 손님이 붐빈다. 대구시청 옆골목. 424-2826
▶미림
이집은 2대 47년 역사의 일식형 어묵전문점이다. 유부잡채·왕새우·통오징어·다진고기를 넣은 양배추 롤도 인상적이다. 20여가지 천연 재료로 빼낸 육수에 각종 어묵이 담겨 나온다. 고인이 된 부친 나경수씨가 처음 문을 연건 1962년. 초창기 나씨의 일식 요리 솜씨 덕분에 전국의 미식가가 적잖게 몰려들었다. 지금은 아들 나성현씨가 운영한다. 돈가스도 맛있다.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서문교회 맞은편. 554-6636
▶따로국밥 명소
따로국밥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일단 선지가 들어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갖고 선지국밥형, 우거지국밥형, 육개장형으로 나눌 수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구 따로국밥은 소피가 들어가는 '선지국밥형'이다. 소피와 우거지 대신 양지머리, 대파, 무만 갖고 만든 '육개장형'은 시장북로 옛집과 벙글벙글이 대표격이다. 따로국밥의 명소 중 한 곳이 바로 중구 서문교회 북측 미싱가게 골목 안에 있는 옛집(554-4498)이다. 너무 후미진 곳에 있어 일반인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찾기도 힘들고 별도 주차공간도 없다. 밤에는 국을 팔지 않고 점심 때만 국을 팔아 단골만 찾는다. 그러나 국물 맛은 명품. 깔끔·얼큰·소박하다. 이 집엔 소피가 들어가지 않는다. 이밖에 소피가 들어가는 따로국밥의 명소는 국일따로(253-7623)과 교동따로(254-8923)
▶ 돼지국밥 골목
돼지국밥은 서성로 돼지국밥과 봉덕시장 돼지국밥을 알아준다. 서성로의 경우 이모식당(252-4414), 8번식당(255-0167)이 잘 나가고, 서문시장 5지구 맞은편 성주식당(254-9545)과 대지식당(255-0250)도 잘되는 집이다.
▶국일 돼지갈비
연탄불 돼지숯불갈비로 유명하다. 32년의 역사. 연탄불에 구워 적당한 훈내가 있어 술안주로 제격이다. 품질 대비 착한 가격이라 주머니가 가볍다. 대구역 건너편 교동 귀금속골목 입구. 424-5820
▶ 명물 중식당
대구백화점 맞은 편 버거킹 골목에 있는 중화반점(425-3530)은 이탈리아 파스타에 대적할 만한 '대구판 야키우동'의 명소. 꼭'볶음우동' 같다. 갖은 야채에 고춧가루와 마늘을 듬뿍 넣고 센불에 재빨리 볶고 마지막에 면을 넣기 때문에 향이 살아 있다. 사장 장여림씨의 부친인 장유청씨가 1968년도부터 장사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맵싸한 국물없는 우동을 만들었다고 한다. 유산슬, 탕수육 등 요리도 수준급이다. 이밖에 대구백화점 맞은편 태산만두(424-0449)는 만두로, 경미반점(254-5543)은 6시간 이상 곤 돼지뼈 육수가 압권인 '할배짬뽕'으로 잘 알려져 있다. 또 봉산문화거리에 있는 영발장(425-3512), 북성로에 있는 덕영대반점(255-1888), 중구청 인근에 있는 동흥반점(424-3247) 등도 내공이 있다.
▶진주집
30년째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대구에서 몇 안 되는 한정식 집. 빛바랜 기와가 인상적인 옛날식 한옥이지만 맛은 변치 않아 어르신들이 많이 찾는다. 매일신문사 건너편 신명여고 입구 부근. 255-6755
▶상주식당
대구에서 가장 오래 된 추어탕 집. 매년 12월21일~2월 28일 장사를 안한다. 고랭지 배추가 나질 않고 자연산 미꾸라지가 동면에 들어가기 때문. 사골·사태육수가 섞이는 게 인상적. 외할머니와 어머니를 거쳐 현재 딸이 운영한다. 대구백화점 주차장 출구 맞은편. 425-5924
▶ 기타 맛집
대구식 전주비빔밥 명소는 대구백화점 별관 주차장 근처 개정식당(424-7051), 포항물회 1번지는 대구시청에서 동인파출소 가는 길 중간의 포항식당(427-6164), 칼국수의 명가는 대구백화점 주차장 입구 맞은편 골목 안 경주할매칼국수(425-2358), 대구 최초의 해물탕을 맛보려면 대구백화점 주차장 출구 쪽 영신해물탕(425-6581)에 가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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