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군침도는 명태…수도권의 명태 명가들
지방태 아니면 어떠랴. 일본태·러시아태면 또 어떠랴. 바다에 금 그어져 있던가. 명태 없이 나는 동지섣달은 허전하다. 생태맑은탕 한 그릇이면 오진 정월 나기 거뜬하다. 동태매운탕 한 사발이면 으스스한 이월이 따뜻하다. 조선명태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겨울에 만나는 명태는 반갑다. 생태 값이 지갑 얇은 서민들에게 살짝 부담스럽기는 하다. 그럴 땐 또 북엇국이 있다. 명태 요리 역시 제철·제고장 맛이 으뜸이나 여간 맘 먹지 않고서는 고개 넘어 강원도 가기가 쉽지 않다. 본고장 버금가는 맛을 내는 서울권역의 명태 요리 명가를 소개한다.
장원북어국 한국의 금융과 정치, 그리고 방송의 중심지인 여의도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집. 북어포와 두부가 들어간 노란 국물에 달걀을 풀어 넣었다. 이른 새벽부터 손님들이 줄을 잇는데 ‘알코올형’과 ‘비알코올형’으로 확연하게 나눠진다. 알코올형은 지난 밤 술이랑 친하게 지냈던 사람들. 비알코올형은 밤샘 일을 마치고 빈속을 달래는 사람들이다. 오전 6시에 문을 열어 오후 3시경에 닫는다. 아침(오전 10시까지)엔 4000원, 점심엔 4500원을 받는 이중 가격제를 실시한다. 여의도 증권거래소 뒤. 일요일·공휴일 휴무. 02-784-0639.
부산갈매기 북창동 골목 깊은 곳에 숨겨진 생태탕의 명가. 이 집 생태탕은 뻘건 국물에 기름이 둥둥 뜬 진한 국물이 특징이다. 애(간)·곤이 등 온갖 내장이 듬뿍 들어가 있어서다. 부드러운 생태살도 좋지만 씁쓸한 내장 맛에 반해 찾는다는 손님이 많다. 생태는 한 사람당 두어 토막 돌아갈 정도로 넣어 준다. 무뚝뚝한 주방장 겸 여 사장의 싹싹한 서비스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맛있게 먹으면 채소랑 내장을 냄비에 슬그머니 추가해 주기도 한다. 1인분 7000원. 일요일 휴무. 주차 불가. 02-773-8146.
한강집 생태찌개 찾는 이들의 줄이 낮밤 가리지 않고 이어지는 집. 끓이는 중간에 생태를 잘못 건드리면 살점이 다 부스러질 정도로 생태가 신선하다.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최상품만 골라서 쓴단다. 국물은 대하·꽃게 등 해산물 14가지를 팔팔 끓여 만든 육수를 따로 만들어 쓴다. 미나리와 콩나물이 없고, 대신 무·대파·양파가 들어 있어 뒷맛이 달달하다. 맛은 좋은데 값(1인분에 1만1000원) 때문에 발걸음이 머뭇거린다는 귀여운(?) 불평을 늘어놓는 손님도 있다. 삼각지역 8번 출구 인근. 02-796-7452.
연지 얼큰 동탯국 큰 솥에 동태를 듬뿍 넣고 끓여서 점심시간이면 한 그릇씩 떠서 내준다. 고춧가루를 넣어 칼칼하지만 무와 파가 넉넉하게 들어 있어 깔끔하다. 점심시간이 지나 손님이 빠지면 술안주용 동태찌개를 팔기 시작한다. 명태 내장인 애와 곤이에 콩나물까지 넣고 식탁에서 끓여준다. 동탯국 5000원, 곤이내장국 6000원. 동태찌개(소)에 곤이를 추가한 것은 2만원이다. 점심시간엔 오전 11시30분 전에 도착해야 줄 서는 수고를 면할 수 있다. 종로5가 보령약국 뒷골목. 02-763-9397.
부경정 진한 국물과 탱탱한 동태 살을 맛볼 수 있는 곳. 갓 잡은 명태를 영하 40도에서 급랭한 것만 쓴단다. 화학조미료 대신 새우·멸치 등 30여 가지의 재료를 직접 갈아 만든 천연 조미료로 국물 맛을 낸다. 분당 본점의 맛 소문이 나면서 전국 곳곳에 체인점이 등장했다. 어른 4명이 먹을 수 있는 동태전골(대)은 2만5000원. 5000원을 더 내고 내장을 추가하면 더욱 진한 국물 맛을 볼 수 있다. 동태찜(소·1만5000원)과 1인용 동태탕(6000원)도 인기 메뉴. 오전 11시에 문 열어 오후 10시에 닫는다. 031-715-2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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