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율' 1위로 수치스러운 한국
얼마전 필자는 송아무개 아나운서 자살을 계기로 '자살을 꾸짖지 않는 병든 사회'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런데 며칠전 또 다시 '함바 비리'로 검찰수사를 받아온 임상규 전남 순천대 총장이 선산 앞에 주차된 자신의 소나타 승용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되었다고 한다. 유서와 차안에서 발견된 연탄재로 봐서 사망원인은 자살이었다.
임총장은 최근 경북 지역 대형 공사현장의 식당(함바집) 운영권 관련 부로커 유상봉(구속기소)씨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받은 혐의로 출국금지 조치된 상태에서 검찰 수사를 받아오던 중이었다. 아마 자살동기도 여기에 있을 것 같다.
한심하다. 연예인의 자살이 근래에 줄을 잇는듯 했는데 이번에는 대학 총장이다. 대통령을 지낸 사람도 자살한 나라이니 이젠 총장이나 장관 정도로는 그다지 놀랄 일이 아닌 것같다.
이 글에서도 역시 '왜 자살을 했을까?'하는 논의는 제외하기로 하겠다. 다만, 이분이 남겼다는 유서의 내용으로 봐서 과연 이나라 대학교육을 맡은 대학 총장으로서, 사회 지도적 위치에 있는 인사로서 '인생의 뒷 모습'을 자살로써 마무리 했다는 사실에 접할때, 자신이 태어난 나라, 사람들이 부러워 할 화려한 생을 마련해 준 대한민국에 무엇을 주고 간 것일까? 생각해 보고 싶었다.
이분이 대학 총장이라면 매년 입학식, 졸업식장에서 학생들에게 삶에 관한 메시지를 줬을 것이다. 대충 '여러분 세상이 험악할지라, 아무리 힘든 어려움이 닥칠지라도 굳건히 이겨내야 합니다. 전문가로서 리더십을 발휘하여 여러분을 필요로 하는 넓은 세상에서 꿈을 펼치십시오' 아마 이런 정도로 상상해 본다. 아니 이정도가 유치하다면 그 이상이었을 것이다.
이분의 자살이 자신이 총장으로 있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줬을까? '충격' 정도가 아니다. 이 나라는 이제 대통령도, 총장도 그리고 대학교수, 장관, 공무원, 대기업 회장, 인기 연예인 등 가릴 것 없이 각자 '00 때문에'라는 핑계로 자살할 수 있는 사회임을 말해줬다. OECD 자살율 1위 국가답다. 고위층의 자살은 그 파급력이 크다.
이분은 "그동안 나를 믿고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짧은 내용의 유서를 마감했다고 했지만 그가 드린 감사는 사회적 '독약'으로, 그의 말대로 자살을 충동하는 '악마'로 변신하게 될 것이다.
자살은 분명 생명을 죽이는 '살인행위'다. 남을 죽이는 것만 '살인'이 아니다. 자신의 고귀한 목숨을 죽이는 자살행위야 말로 치장된 악질 살인 범죄행위다. 심리학자들은 '자살은 자살을 부른다' 고 한다. 남을 생각지 않는 '목매다는 행위'는 아주 무책임하고 반사회적인 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제 우리사회는 자살사건을 접할 때마다 원인처방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다. 이는 범죄행위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자살공화국의 수치를 벗어나려면 고위 공직자의 자살일수록 사회적 지탄은 물론 무책임에 관한 질타가 있어야 한다. 자살자에게 막연한 온정은 금물이다. 이는 자살을 방조하는 결과가 된다고 본다.
검찰은 죽은 자의 비리도 끝까지 밝혀낼 책임이 있다. 노무현의 자살로 수사가 중단되자, 박연차 사건관련 비리가 덮여졌고, 그의 뇌물수수 사건이 묻혀버림은 물론 그 추종자들은 오히려 이명박 정부가 잘못한 양으로 책임을 돌리고, 나아가 추모, '정신을 이어받자'하면서 사회의 건전한 인식에 끼친 악질적 해독을 희석시키려 하고 있다. 검찰이 사망 피의자의 수사를 정의롭게 종결했다면 좋은 선례를 남길 수도 있었을 것이다.
자살자를 동정하듯 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문제다. 자살자를 냉대하고 꾸짖지 않는다면, 생명을 경시하고 무책임한 자살행위는 끊이지 않을 것이다. 자살자는 죽어서도 지탄받는 죽음에 엄격한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다. |
'세상을보는 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티브 잡스 명언 베스트 10 (0) | 2011.07.17 |
---|---|
빗속에서 세종대왕의 동상을 보며 무엇을 생각하는가? (0) | 2011.06.30 |
빠른 것만 지향하는 사회. 주위를 돌아볼 겨를이 없어진 황막함 (0) | 2011.06.10 |
똥(糞(분))이 되어버린 '공정사회' (0) | 2011.06.06 |
무관심 (0) | 2011.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