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음식, 비빔밥의 유래
다양한 밥은 한국인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이다. 한국인은 '밥 힘'으로 살고 '밥이 보약'이라는
말은 밥을 이야기할 때 반드시 언급되는 말이기도 하다. 밥에도 여러가지 종류가 있겠으나
그 가운데에서도 비빔밥은 갖은 나물을 넣고 비빈 건강식으로 한식의 세계화를 논할 때
가장 대표적인 한식으로 손꼽히는 음식이다.
비빔밥이 처음으로 언급된 문헌은 19세기 말엽에 발간된 요리서인 <시의전서>로
비빔밥을 '부븸밥(汨董飯)'으로 표기하고 있다. 한자어 골(汨)은 '어지러울 골'자이며
동(董)은 '비빔밥 동' 자로 골동이란 여러가지 물건을 한데 섞는 것을 말한다.
1849년 순조 때의 학자 홍석모가 쓴 <동국세시기>에는 조선시대의 열두 달 행사와
그 풍속을 설명하고 있는데, 섣달 그믐날 저녁에는 남은 음식을 해를 넘기지 않기 위해
모두 모아서 골동반을 만들어 먹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기서 골동반은 비빔밥을 의미한다. 또 방신영 씨가 저술한 1921년판 <조선요리제법>에서도
부빔밥이라 쓰여 있다. 문헌상으로 비빔밥의 명칭은 많이 바뀌어졌으나 밥에 여러 가지 찬을 넣어서
한데 비빈다는 뜻은 차이가 없다.
비빔밥의 유래에는 다양한 설이 있다. 첫째는 음복설로 밥과 고기, 생선, 나물음식을 제물로
상에 올려 제사를 지내고 나서 후손들이 골고루 나누어 먹는 '음복'을 하는데, 이때 밥을 비벼서
나누어 먹었던 데서 비빔밥이 시작되었다는 설이다. 또 섣달 그믐날 남은 밥에 반찬을 모두 넣고
비벼서 밤참으로 먹었던 조상들의 풍습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비빔밥은 농번기 음식인 들밥에서 유래되었다는 설도 있다. 모내기나 추수를 할 때 시간과
노동력을 절약하기 위해 비빔밥 재료를 들로 가지고 나가 비벼서 나누어 먹었다는 것이다.
이밖에 궁중음식설도 있다. 조선시대 임금이 잡수시던 밥을 일컫는 수라에는 흰수라, 팥수라
오곡수라, 비빔 등 4가지가 있었는데 비빔은 점심때나 종친이 입궐했을 때 먹는 가벼운
식사였다고 한다.
서울 지역마다 향토색 물씬 풍기는 비빔밥
비빔밥은 각 지역의 특산물이 주재료로 사용되면서 각 향토색을 담은 음식으로 발전되어 왔다.
특히 전주비빔밥, 진주비빔밥, 해주비빔밥, 통영비빔밥이 유명하다.
전주비빔밥은 전주 8味로 손꼽히는 콩나물이 들어가 콩나물비빔밥이라고도 한다.
30여 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며 양지머리를 푹 끓여 만든 육수로 밥을 짓고 녹두녹말에
치잣물을 들여 만든 노란색 황포묵과 육회, 오실과를 얹어 멋을 낸는 것이 특징이다.
곁들이는 국은 차고 맑은 콩나물국을 내고 고추장으로 비벼 맛을 낸다.
진주비빔밥은 콩나물 대신 숙주나물을 쓰며 호박, 고사리, 도라지, 부추, 무채나물,
속대기(김과에 속하는 해조류), 갈아서 볶은 쇠고기와 마늘, 깨소금, 참기름으로 양념한
쇠고기 육회를 넣어 비벼 먹는다. 꽃처럼 아름답다고 해 '화반(花飯)'이라고 불릴 정도로
색의 조화가 화려하고 아름다웠다고 전해지는 진주비빔밥은 바지락을 곱게 다져 참기름으로
볶다가 물을 자박하게 붓고 끓인 보탕국을 한 숟가락 끼얹어 비벼 촉촉한 것이 특징이다.
한편 진주비빔밥은 임진왜란 당시 진주성의 관군과 주민들이 왜군과의 혈전을 앞두고 함께
밥을 비벼 나눠먹은데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성 안의 사람들을 다 먹이려니 꾸미로 얹은
고기도 조리하지 않은 유회였으며, 함께 내는 국물도 육회를 뜨고 난 소의 내장을 끓인
선짓국이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황해도 향토음식인 해주비빔밥은 밥 위에 닭고기와 여러가지 나물 등을 얹어서 만드는
비빔밥이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밥을 볶아 위에 닭고기와 여러가지 나물을 보기 좋게
색을 맞춰 담은 다음 구워서 부순 김과 달걀지단으로 고명하여 고기국물과 같이
곁들여 낸다. 해주 비빔밥은 모양이 아름다워서 교반(交飯)이라고도 한다.
통영비빔밥은 해안가라서 해조류가 매우 풍부해 비빔밥에 이 지역 특산물인 생미역과
톳나물 외에 계절에 따라 콩나물, 오이, 박, 가지, 호박, 미나리, 시금치, 파래, 솎음 배추,
방풍, 무, 부추, 근대, 쑥갓 등 10가지 이상의 나물을 넣고 두부탕국을 곁들이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도 비빔밥의 종류는 무궁무진하다. 대표적인 것이 안동과 진주의 헛제사밥이다.
쌀이 귀했던 시절에 드러내놓고 쌀밥을 먹지 못했던 유생들이 저녁 늦게까지 글공부를 하다가
출출해진 배를 채우기 위해 제사음식을 해 향과 축문을 읽는 헛제사를 지낸 뒤 그 음식을
먹은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이밖에도 산나물로 만드는 산채비빔밥, 따끈한 돌솥비빔밥, 밥을 지을 때 콩나물을 넉넉히 넣은
콩나물비빔밥, 거제도의 멍게비빕밥 등 재료에 따라 무궁무진한 것이 바로 비빔밥이다.
'건강up 비타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 더위를 쫓는 국민 보양식, 삼계탕 (0) | 2011.06.20 |
---|---|
21세기의 성(性) 문화 (0) | 2011.06.01 |
계획이란? (0) | 2011.05.11 |
민들레의 효능 (0) | 2011.04.06 |
현미의 효능 (0) | 2011.04.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