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리나 윤혜진이 들려주는 ‘신데렐라’
발레 ‘신데렐라’는 1945년 ‘로스티슬라브 자하로프’의 러시아 계통 버전, 1948년 ‘프레드릭 에쉬턴’의 영국 계통 버전 등 이 두개의 작품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다. 국립발레단은 지난 1997년 ‘로스티슬라브 자하로프’의 ‘신데렐라’ 전막 발레를 선보인 바 있다. 하지만 올해 국립발레단은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버전의 색다른 ‘신데렐라’를 공연한다. 기존 ‘신데렐라’는 동화의 이미지가 강한 전통적인 작품인 반면,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버전은 현대적이며 감각적인 세련미를 추구한다. 더구나 깜짝 놀랄 정도의 파격적인 스토리로 탈바꿈된다. 그렇다면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신데렐라’는 대체 어떤 작품일까? 이번 공연에서 신데렐라 계모 역으로 등장한 발레리나 윤혜진에게 직접 들어보자.
▶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
기존 작품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등장하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의 성격이에요. 기존 작품에서는 신데렐라의 엄마, 아빠가 등장하지 않아요. 동화에 나온 그대로 캐릭터를 만들었죠. 하지만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 버전에서는 신데렐라의 친엄마와 아빠를 등장시켰어요. 친엄마가 요정으로 분해 신데렐라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 모든 극을 이끌어 나가요. 굉장히 독특하죠? 또한 솔리스트로 집사들이 등장해요. 이들은 1막부터 3막까지 출연하여 모든 춤을 추게 되죠. 특히 계모와 두 자매는 왕자가 신데렐라의 발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집사들에게 성형을 부탁하죠. 그래서 집사들은 발 뿐 아니라 얼굴성형까지 시켜준답니다.(웃음)
▶ 1막 요정으로 분한 친엄마의 등장과 유리 구두→반짝이 발
1막에서는 신데렐라가 계모와 두 자매에게 괴롭힘 당하면서 갈등하게 되요. 그리고 요정으로 분한 친엄마가 등장하여 신데렐라를 무도회장으로 이끌죠. 특히 친엄마는 신데렐라에게 자신이 생전에 입었던 드레스를 물려주고, 마법으로 그녀의 발을 반짝이게 만들어요. 기존 신데렐라에서는 유리구두가 등장했는데 이 작품에는 반짝이를 발에 붙여서 빛나보이게 연출했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모든 무용수들이 토슈즈를 신고 등장하는데 유독 무대에서 신데렐라만 맨발로 춤을 춰요. 보시는 관객 분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가져다줄꺼예요.
▶ 2막 화려한 무도회 분위기와 군무진의 춤 볼거리
2막은 무도회에서 만난 신데렐라와 왕자가 주 핵심이죠. 왕자는 신데렐라를 보고 반해버려요. 특히 그녀의 빛나는 발을 좋아하게 되죠. 그래서 주로 발을 위주로 한 안무가 특징이죠. 그리고 화려한 무도회에서 벌어지는 군무진의 춤도 볼거리예요. 의상도 화려하고, 춤도 신나고 경쾌해요. 즐거운 분위기 속에 계모와 두 자매는 신데렐라와 왕자의 춤을 강하게 제압하죠. 그런 가운데 12시 정각이 되요. 친엄마는 신데렐라에게 돌아갈 시간이 되었다고 말하고 함께 빠져나가요. 왕자는 그 모습을 안타깝게 바라보구요. 2막은 이처럼 가슴 뛰는 설레임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전달되죠.
▶ 3막 신데렐라와 왕자의 만남, 친엄마와 친아빠의 가슴을 울리는 파드되
3막은 왕자가 신데렐라를 찾아 나서면서부터 시작돼요. 미지의 나라로 가서 그 발을 보고 신데렐라를 찾아내죠. 그리고 둘은 해피엔드로 끝나요. 하지만 그 무엇보다 3막의 핵심은 마지막에 친엄마와 친아빠가 추는 파드되 장면이에요. 친엄마는 요정으로 와서 자신이 할 일을 모두 끝마치고 하늘나라로 가는데, 가기 전 추는 아다지오가 정말 일품이에요. 이 장면에서는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어요. 너무 감동적이고 슬픈 명장면이에요. 표현력과 연기력, 무대의 흡입력까지 보는 관객들에게 가슴 찡한 감동을 선사할꺼에요.
(국립발레단의 ‘신데렐라’- 2009년 3월 20일~2009년 3월 24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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