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위 오운 더 나잇'은 어둡고 남성적인 분위기의 누아르 영화다. 이 영화의 큰 줄기는 모범 경찰 가정의 아들이 가족을 등지고 밤의 세계에서 방황하지만 결국 자신의 숙명을 깨닫고 마피아와 맞서게 되는 과정이다. 이 과정을 채우는 것은 손에 땀을 쥐는 긴장감 있는 전개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복잡다단한 구성도 아니다. 영화는 다만 정통 누아르의 길을 걷는다. 자동차 추격신을 비롯한 액션 장면은 묵직하고 신중하다. 별 생각 없이 때리고 부수는 장면을 즐길 만한 '팝콘 영화'는 아니라는 뜻이다. 화면은 처음부터 끝까지 짙은 음영의 어두운 색채로 칠해진다. 주인공의 고뇌와 갈등은 촌스러울 만큼 성실하게 묘사되며, 관객이 잠시 숨을 돌릴 만한 가벼운 장면은 단 한 곳에서도 나오지 않는다. 영화의 전반적인 완성도는 높은 편이다. 번뜩이는 재치가 돋보이는 장면은 없으나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 장면 역시 없다. 감독이 직접 쓴 시나리오의 구성도 탄탄하고 전개 속도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다. 적절한 캐스팅에 힘입은 배우들의 연기 역시 훌륭하다. 무엇보다 가장 높은 점수는 말하고자 하는 바를 끝까지 밀고 나가는 자세에 줄 수 있다. 전 과목에서 고루 90점 이상을 받은 성적표 같은 영화다. 1980년대 말 뉴욕, 잘 나가는 나이트클럽에서 매니저로 일하는 바비 그린(와킨 피닉스)은 여자친구 아마다(에바 멘데스)와 함께 화려한 밤의 세계에서 방탕하게 살아가고 있다. 그에게는 밝히지 않은 비밀이 있는데 아버지(로버트 듀발)는 뉴욕 경찰서장이고 형 조(마크 월버그) 역시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강력 범죄 소탕에 뛰어난 실력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에서는 마약과 관련한 러시아계 마피아들의 범죄 행각이 점점 심각해지고 뉴욕 경찰은 마약과의 전면 전쟁을 선포한다. 그 주축인 바비의 아버지와 형은 마피아의 표적이 된다. 게다가 경찰의 가장 큰 골칫거리인 한 갱단은 바비의 나이트클럽의 지하에서 활동하고 있다. 바비는 양쪽에서 고뇌에 빠진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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