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up 스킬

투표 '최선'의 선택이었기를 바라며...

올소맨 2008. 4. 11. 12:05

투표를 하러 나서는데 아들이 말을 건넨다.

 

엄마, 누구를 찍을 거예요?”

글쎄.. 그건 비밀인데. 선거는 비밀이 원칙이거든..”

꼭 좋은 사람 찍으세요!”

그럴게, 그런데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거야?”

엄마도, 나도 행복해지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요. 그리고 어린이 말도 좀 잘 들어 주는 사람이요

 

아들의 말을 들을 듣는 순간 가슴이 답답해졌다. 사실 내가 정치에 대한 방향이나 판세를 분석할만큼 잘 알지도 못하며, 전보다 선거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뜨린 것에 일조한 사람이기도 하다. 해서 아들에게 내가 뽑은 사람의 이력과 왜 이 사람이 필요한 지에 대해 설득력 있게 이야기해줄 수 없었다. 또한 내가 선택한 후보자가 최선도, 차선도 아닌, ‘최악을 막기 위한 차악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기에 더더욱 그랬다.

 

그러나 엄마와 내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을 뽑아달라는 아들의 말에 무거운 바위 하나가 어깨에 얹혀지는 듯했다. 이번 후보들 중에 우리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 있을까? 아니 관심이라도 가진 사람이 얼마나 될까?

 

또 이번 선거의 결과를 놓고, 20대의 반응이 의외라며 의견이 분분하고, 여당의 압승에 절망을 토해내기도 하고, 야당의 약세에 당연한 결과라는 비난 등 뉴스에서 쏟아지는 여러 가지 복잡한 이야기들에 13살의 아들이 한 마디 비수를 던진다.

 

정말 어른들은 복잡하네, 선거도 끝났는데..그럼 선거 하지나 말지”.

 

초등학생들도 느끼는 그 한심한 세상의 중심이 정치판이다. ‘차악을 선택한 내가 아들에게 자랑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 부디 간절히 원하건 데 나를 포함한  차악을 선택했을 또 다른 사람들이 최선의 선택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아이들에게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란다. 나의 소중한 한 표가 좀더 나아지는 미래를 향한 일보였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차악'이 아닌 '최선'의 선택이었기를 바라며...
2008.04.10, 이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