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소문내기

전라도 전통의 맛, 담양떡갈비와 송정리떡갈비

올소맨 2008. 3. 14. 03:01

 

◎ 떡갈비 이야기

떡갈비는 본래 궁중에서 임금이 즐기던 고급요리다. 쇠고기를 다져 만든 모양이 떡을 닮아 떡갈비라 불린다. 임금이 체통없이 갈비를 손에 들고 뜯을 수 없다는 뜻도 숨어있다. 궁중에서 유래한 떡갈비는 전라도 담양, 화순과 경기도 광주, 양주 일원에 전해져 오고 있다. 하지만 향토색에 따라 그 요리법이 전혀 다르게 발전해왔다.

구한말 나인들에 의해 전해졌다는 <경기도의 떡갈비>는 우선 모양부터가 시루떡처럼 넓고 납작하다. 갈빗살을 커터나 믹서로 다져 양념을 버무린 가운데 갈비를 붙여 만든다. 그래서 약간 질기고 퍽퍽한 맛이 없지않다. 귤이 강을 건너 강남으로 가면 탱자가 된다고 하지만 전라도로 내려간 떡갈비는 향토색과 어우러져 독특한 요리로 발전했다.


유배 내려온 양반들에 의해 전해진 남도 떡갈비 가운데 <담양 떡갈비>는 단연 백미다. 6백50년전 노송당 송희경 선생에 의해 전해졌다는 담양 떡갈비는 모양과 요리법 자체가 경기도의 떡갈비와 맥을 달리한다.   담양 떡갈비는 우선 다진 쇠고기살을 쓰지 않는다. 처음부터 쇠고기 갈비살을 골라 등심부위에 잔 칼질을 한 후 3번에 걸쳐 양념을 고르게 바른다.  일반 떡갈비와 달리 잡고기가 전혀 섞이지 않는다. 양념한 갈빗살을 채치듯이 다지고 동그랗게 다듬어서 갈비뼈위에 올려놓고 굽는다. 귀찮을 정도로 손이 많이 가지만 대신 갈비는 뜯는 맛이라는 말처럼 부드러운 쇠고기맛과 갈비뜯는 재미를 함께 즐길 수 있다. 크기도 아이들 손바닥만해서 먹기 편하며 때깔이 곱고 정갈하다.  

 

담양에도 두 가지의 "떡갈비'가 있는데, 갈비의 기름을 칼질을 해서 발라내고, 살을 뼈에서 떼어 내어 채치듯 쳐서 다시 뼈에 얹어 굽는데, 구울 때에 양념장을 계속 발라서 구워 주먹밥처럼 만들어 접시에 정성스럽게 담아 낸 것이 신식당 떡갈비(061-382-9901)이고,  잔칼질 속속들이 넣어 갖은 양념 맛 배어들게 한 후, 무쇠솥 같은 번철에 뜨겁게 익혀 먹는 것이 덕인관식 떡갈비(061) 381-7881)다.

      

      담양 신식당식 떡갈비                              담양 덕인관식 떡갈비



전라도 광주에 가면  '광주5미(味)'가 있다. '광주5미'는 송정리 떡갈비, 한정식, 오리탕, 광주 김치, 무등산 보리밥이다.   그 중에  <송정리 떡갈비>는 특별한 별미이다.  소고기갈비살을 주재료로  떡처럼 다져 굽기에 '떡갈비'라 한다.   곱게 다져 양념이 고루 배든 갈비살은 맛도 있으면서 크게 씹을 것도 없어서, 노인들에게는 '효도갈비'라는 말을 간혹 듣기도 한다

'송정리 떡갈비'를 먹으려면 광주시 광산구청 인근의 '송정리 향토 떡갈비 거리'로 간다. 구청 주변으로 모두 30여곳의 떡갈비집이 성업 중이다.

 

<송정리 떡갈비>의 역사를 살짝 더듬어 보자.    송정동 광산구청 앞, 뒤 거리를 중심으로 송정리 전통 떡갈비로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떡갈비 거리가 있다. 송정리에는 5일 시장이 있는데 원래는 1910년 조선 후기 통신과 우편물을 취급하는 선암(仙岩) 역이 있어 역을 중심으로 1910년대 초부터 선암 시장이 생겼다. 해방 전에 선암에서 지금의 송정 시장(5일 시장)으로 옮겨 한 때 는 송정 시장을 선암시장으로도 불렀으며 또한 송정동에는 1908년에 호남선이 생기면서 일본사람들이 많이 유입되어 여관이나 술집들이 많이 생겼다. 예로부터 송정동은 나주에서 삼도, 히어재를 거쳐 서울을 가는 길목이기도 하고 황룡강과 극락강이 마주치는 곳으로 광주읍성에서 본 서쪽에 창고(西倉, 배로 곡식을 서울로 보냄)가 있어 농산물과 수산물이 풍부하여 자연스럽게 다양한 음식문화가 발전하게 되었다.

 

송정 시장에 장을 보러 나온 사람들과 상인을 대상으로 선술집과 주막 등이 생겼으며 1950년대에 최처자 씨 친정어머니를 비롯한 밥집이 서너 곳 있었으며 5일 시장에서 처음으로 밥을 화덕에서 갖은 나물을 넣고 직접 비벼주는 송정리 비빔밥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였다. 또한 송정 시장에는 우(牛)시장이 가장 컸으며 여기에는 도살장도 있어 1960년대에는 쇠고기가 많이 유통되었다. 최처자씨 친정어머니는 이 도살장에서 쇠고기를 공급받아 소화능력과 치아가 약한 노년이나 유년층이 즐겨 먹기 어려운 점을 착안하여 갈비살을 다져 갖은 양념을 넣고 주물러 네모모양으로 만들어 양념을 발라 구워서 판매한 것이 현재 송정리 전통 떡갈비 요리로 개발되었다.

 

송정리식 떡갈비는     송정식당’(062-944-1439)으로 대표되며,  갈비에 붙어 있는 살을 발라서 곱게 다지기 때문에 연하고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 송정리 떡갈비를 먹어보자.

송정리 떡갈비 집에 가면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돼지등뼈 갈비탕이다.  여기에서는 간단히 뼈국이라고 한다.   돼지 등뼈를 토막 내 무와 함께 하루종일 곤 것이다. 국물 맛이 시원하다.  원하면 무한리필로 그냥 준다.

            

               뼈국                                          송정리 덕갈비

 

송정리 떡갈비는 소갈비살과 돼지갈비살을 8:2로 섞어서  마늘. 생강. 참기름 등으로 만든 양념장을 입혀 잘 구워내어 고소하고 담백하고 부드럽다. 노년이나 유년층이 먹을 수 있도록 육질이 부드러우며, 숯불로 굽기 때문에 기름기가 적고 맛이 좋다. 떡갈비를 먹을 때는 잘 삭힌 묵은지와 사금사금한 깍두기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또한 계절에 따라 달리 나오는 야채의 향과 맛이 입맛을 돋운다. 굽자마자 바로먹는 떡갈비는  쫄깃쫄기 씹히는 맛과 더불어  부드러우면서도 달착지근한 맛의 어우러짐이  참으로 좋은데  가격은 1인분에 8000원 정도다.

  송정리 떡갈비 집에 가서  꼭 빠뜨리지 않고  먹어야 할  음식이  육회비빔밥이다.

 전주식 비빔밥과 비슷하면서도  약간 다르다.  소고기육회, 김가루, 부추나물, 오이채, 달걀노른자를 넣고  함께 비벼서 양파김치를 곁들여 먹는 것은 아-  이래서 음식을 먹는구나 하고 음식삼매경 속으로 들어가게한다.


'송정리 향토 떡갈비' 상품화 사업이 2004년에 행정자치부 주관 향토지적재산 육성 사업 중 하나로 선정된 덕이다.   광산구 측은 '송정리 향토 떡갈비' 라는 상표를 내고 친근감 나는 캐릭터도 개발했다. 또한, 광주광역시로 부터 향토음식거리로 지정되었으며, 광주송정리향토떡갈비는 광주의 팔景오味로 선정되었다. (광산구 송정리 떡갈비 연합회 www.gsfood.or.kr 참조) 


                



◎ 떡갈비 맛있게 만드는 법


재료

갈비, 잣, 배, 마늘, 실파, 식용유

양념장 : 간장 2큰술, 설탕 4큰술, 다진파, 다진마늘, 다진실파 각각 한 큰술 반, 참기름, 청주 각각 반 큰술, 깨소금 2큰술, 잣가루(잣을 칼날로 다진 것) 1큰술, 후추, 다진양파(볶은것), 다진배, 밀가루


만드는 법


1. 양념장을 만든다.(잣가루를 넣는 것이 특징이다)

   - 간장 2큰술, 설탕 4큰술, 다진파, 다진마늘, 다진실파 각각 한 큰술 반, 다진배, 다진양파

     참기름, 청주 각각 반 큰술, 깨소금 2큰술, 잣가루(잣을 칼날로 다진 것) 1큰술, 후추를

     섞어 갈비 재우는 양념장을 만든다.

     * 잣은 간장의 진한 맛을 순화시켜 양념의 맛을 풍미롭게 한다.


2. 갈비살을 준비한다.

   - 갈비를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후, 썰기 좋도록 약간 얼린다. 8cm 길이로 토막을 내 자른다.

   - 기름기를 제거하고 살을 발라낸다. 뼈는 나중에 쓸 것임.

   - 갈비살을 결대로 잘라 채썬 후, 녹두알 크기 정도로까지 다진다.


3. 갈비살에 양념을 하고 모양을 잡는다.

   - 갈비살에 양념장을 부은 뒤, 손으로 섞고 한 덩이씩 손에 쥐고 그릇에 친다.

     * 갈비살을 치대는 이유 : 고기와 양념 사이의 공기가 압축되어 모양내기가 쉽다.

   - 치댄 갈비살을 갈비뼈에 붙여서 뼈가 안 보이도록 한다.(갈비뼈에 밀가루를 묻히기도한다)

   - 갈비를 도마 위에 놓고 칼옆면으로 눌러주어 넙적한 직육면체 모양으로 만들고 윗면에는 양쪽

     대각선으로 칼집을 잘게 넣어 모양을 낸다.

   - 모양을 낸 갈비는 1시간쯤 냉동실에 넣었다 꺼낸다. 얼리지 않고 구우면 모양이 흐트러진다.


4. 양념한 갈비를 굽고, 채썬 배, 마늘과 함께 담아낸다.

   - 팬을 달군 후 기름(식용유)을 두르고 먼저 앞뒤로 갈비 겉면만 은근한 불에서 굽는다.

   - 앞뒷면을 익힌 고기를 알루미늄 호일로 사탕 싸듯이 싸서 팬에 놓고 계속 굽는다.

     옆면도 세워서 구워준다.(양념이 타지 않게 하고 국물을 보존하기 위해서 호일에 싸서 굽는다.)

   - 접시에 갈비를 담고 갈비 위에 구울 때 나온 갈비국물을 붓고 잣가루와 송송 썬 실파를 얹는다.

   - 접시 한 옆에는 편마늘과 채썬 배를 담는다.


참고

* 돼지고기를 가미시키면 훨씬 고소한 맛을 낼 수가 있다.

* 가래떡도 손바닥 크기로 잘라서 양념장과 같이 구워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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