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희망이 있잖아?
40여일 전, 세계는 칠레 매몰광부의 구출소식에 환호했다. 69일 동안 희망을 잃지 않고 암흑 속 공포를 이겨낸 그들의 인간승리는 온 세계를 감동 시켰다. 사실 따지고 보면 우리가 그들을 위로한 것이 아니고 그들의 좌절하지 않는 의연한 태도에서 불안했던 우리가 도리어 위안을 받았던 것 같다.
희망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자기가 바라던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을 기대하며 꿈꾸는 것에 불과한가?
본인은 희망이란 단어를 그런 사전적 의미에 가두어 둘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잠자는 자는 꿈을 꿀 수 있지만 깨어있는 자가 꿈을 이룬다”는 말처럼 희망을 현실로 바꾸는 데는 뼈를 깎는 집념 어린 노력이 필요하다.
영화 ‘쇼생크 탈출’의 주인공 앤디는 20년 동안 하루에 흙 한 줌 만큼씩 벽을 파 나갔다. 그리고는 마침내 탈출에 성공한다. 20년 동안 단 하루도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러나 수 십 년 동안 감옥에 길들여진 브룩스는 석방이 되지만 자살하고 만다. 희망의 싹을 키우지 않았기에 그에게는 자유가 구속보다도 못한 가치가 되고만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1970년 초반) 어른들이 곧잘 “왜정 때가 좋았지...”하는 말을 했던 것처럼
종살이 근성은 마치 길들여져 가는 가축처럼 인간의 숭고한 자유의지를 좀 먹는다.
저작거리에 나가면 지금은 "박정희 대통령때가 좋았지..""전두환 대통령때가 좋았지..하는 민초들 수두룩하다..
앤디의 친구 레드도 감옥에 길들여져 갔다. 레드는 희망을 얘기하는 앤디에게 이렇게 얘기한다.“희망은 위험한 거야. 희망은 사람을 미치게 할 수 있어.... 이 안에선 아무 쓸모가 없어.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아....”
그러던 레드가 석방되어 브룩스와 같이 자살의 유혹에 빠질 무렵 앤디의 편지를 읽는다 “레드, 희망은 좋은 거예요, 모든 것 중에서 최고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좋은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아요”
드디어 40년 동안 감옥에 길들여졌던 레드의 가슴에 앤디의 희망이 전염됐고 그는 이렇게 독백하며 영화를 끝낸다. “끝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긴 여행을 떠나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 국경을 넘을 수 있기를 희망한다. 친구를 만나 악수하게 되기를 희망한다. 태평양이 내 꿈에서처럼 푸르기를 희망한다. 나는 희망한다.”
나는 매몰된 칠레광부 33명이 처음부터 모두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생각해 보라! 어찌 공포가 없었겠는가? 그 가운데는 아주 특별하게 긍정적 사고를 가진 사람이 분위기를 리드했을 것이고 살 수 있다는 희망은 33명 모두에게 전염 됐을 것이다. 이 사건이 앞으로 영화화 된다면 확실한 주인공이 그 사람이 될 것이다. 희망의 전염성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모두에게 희망은 있다. 다만 그 것이 절망을 이길 수 있을 정도냐 아니냐의 차이 일뿐.....현재 일반 국민들 자살률이 증가하는 와중에 소위 행복 전도사이던 내외도 세상과 작별했다. 모두가 가슴속에 희망의 싹보다 강한 절망의 칼날이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폴레옹이 "정치는 희망을 파는 장삿꾼"이라고 했다지만 이 시대의 정치가 우리에게 희망을 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목청껏 외쳐대는 공정한 사회가 무늬 뿐 이고 우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해도, 비록 우리 아버지가 장관이 아니고 내가 장관의 딸이 아니라 해도, 병역면제자가 돼야만 출세하는 세상이라 해도, 경제성장의 열매가 그들만의 리그에서 나눠진다해도, 민족 평화통일의 가능성이 점점 사라진다 해도, 4대강이 점점 운하가 돼 간다 해도, 나라에서 가장 정직하지 못할 것 같은 자가 되레 정직하라고 우리에게 호통을 친다 해도, 무전유죄 유전무죄가 관습화 된다 해도, 아이들을 학원에 보낼 수 없어 가난이 대물림 된다 해도 결코 포기하거나 좌절해서는 안 된다.
앤디가 자유의 태평양을 꿈꾸며 20년 동안 매일 벽을 파냈던 것처럼 우리도 우리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 희망을 가지고 그 과정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자유와 권리는 거저 얻어지지 않고, 역사는 준비한 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혹 오늘 아침 울 회원님들이 생각하는 희망한단값은 얼마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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