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한 번도 등대를 본 적이 없다며
등대를 봤으면 하데요
그건 외로움을 봤으면 하는 갈망이죠
사람은 희망만 가지고 살 수 없다며
더러는 허망도 있어야 사는 맛이 난다고 하데요
이 절벽에서 생산되는 절망도 봐야
삶의 맛을 안다며
안경을 벗고 날 쳐다보데요
그런 때는 어느 철학 교수보다 멋이 있었어요
그럼 철인도 이곳에 와서 연구를 하더냐고 물었더니
철인은 등대지기뿐이라고 하데요
그는 새벽부터 쓸쓸한 안개를
등대 렌즈에서 떼어낸 다음
라면을 끓여왔다
낮에 찾아왔을 때 당신은 어디 갔었느냐 했더니
갈 데가 어디 있겠느냐고 되묻데요
당신이 어딜 가면 등대가 싫어하지 않느냐 물었더니
그냥 웃기만 하데요.
등대지기의 마음 /이생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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