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영화·공연

7박8일 도쿄 여행

올소맨 2008. 6. 3. 01:22



민소네 가족은 2년 전 하우스텐보스에 다녀왔다. 테마 리조트라면 아이와 함께라도 만만하게 여행할 수 있을 것 같아서 2박3일짜리 자유여행 상품을 골랐다. 그리고 2006년 초 도쿄로 가족 여행을 갔다. 끌려 다니는 것을 싫어하는 가족이라 역시 자유여행으로, 아이와 가는 여행이므로 숙소 위치에 신경 쓰며 디즈니리조트 내에 있는 호텔을 예약했다. 이 여행에서는 디즈니랜드, 오다이바, 하라주쿠, 시부야 등 유명한 곳을 중심으로 4박5일 동안 여유롭게 여정을 즐겼다. 오래전부터 조인숙 씨는 딸을 낳으면 꼭 단둘이 여행을 가보고 싶었는데 지난번에 도쿄 여행을 해보니 여섯 살배기 딸은 체력도, 이해력도 자신과 비슷한 수준이 된 것 같았고, 도쿄라면 가깝고, 여자 둘이 가기에도 안전하할 것 같았다. 남편이 긴 휴가를 내기가 쉽지 않았던 덕(?)에 지난 12월 그 소망을 이룰 수 있었다.

호텔 예약에 온 신경을 쓰다
온갖 정보를 꼼꼼히 찾는 모범생 스타일이 아닌 그녀는 항공권만 저렴한 것을 찾아 미리 예약해두고, 가고 싶었던 몇 곳을 두루뭉술하게 꼽아가며 호텔을 예약하는 것으로 사전 준비를 마쳤다. 숙박은 본래 위클리맨션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만 일본어가 능통하지 않으면 불편하다고 해서 포기, 민박은 1인당 3만원이지만 아이도 1인에 포함되어 목록에서 제외했다. 호텔은 만 5세까지는 1인으로 포함하지 않아 호텔 싱글룸을 잡기로 했다. 앞서 말했듯이 아이를 데리고 여행할 때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숙소의 위치였기에 민소가 가장 가고 싶어 하는 도쿄 디즈니리조트와 그 근처의 팜&파운틴 테라스호텔(싱글룸 1박 8만원 정도, 디즈니리조트 내 숙소는 비싸다), 민소가 좋아하는 캐릭터숍과 엄마가 좋아하는 잡화점이 많은 시부야를 염두에 두고 시부야 근처인 고탄다와 메구로도리 쪽의 호텔을 찾았다. 역시 시부야 쪽의 숙박료가 비쌌기 때문. 염두에 둔 곳은 도큐 호텔 도쿄(싱글룸 1박 7만원 정도)로 고탄다역에 위치한 전형적인 비즈니스 호텔인데 한국인도 많고, 룸이 콩알만 하지만 한국어를 하는 직원이 있다기에 ‘쓰미마센, 아리가토 고자이마스, 가와이’ 세 마디만 아는 엄마는 이곳을 점찍었다. 나머지 한 곳은 엄마가 꼭 가보고 싶었던 부티크 호텔 클라스카(http://www.claska.com). 국내 책자에는 소개된 바 없지만 <뉴욕타임스>에 소개될 만큼 도쿄의 핫 플레이스다. 숙박료는 1박에 10만원 정도이며, 메구로도리에 위치해 있어 시부야와 가깝다. 책자에 얽매여 찾아다니면 쉽게 지치고, 도리어 놓치는 것도 많으므로 지난번 일본 여행에서 사온 잡지 부록인 잡화점&카페 지도 책자에서 맘에 들었던 숍을 골라 구글 재팬(http://www.google.co.jp)과 네이버 인조이 재팬에서 검색해 지도를 프린트하고, 쇼핑에 초점을 맞춘 「쇼핑 앤 더시티」(배정현 지음, 랜덤하우스)’ 도쿄 부분만 들고 갔다.

민소 엄마는 여행갈 때 쉽게 패셔너블해지는 아이템인 부츠를 꼭 챙겨 간다. 개구리 장화(민소)와 갈색 부츠(엄마)는 이번 여행에서 구입한 것
키치조지 socks. 패브릭과 빈티지 생활소품이 가득한 보물창고다


둘다 밥, 반찬을 좋아하여 저녁은 백화점에서 도시락을 사서 호텔에서 먹곤 했다
지유가오카 아오야마 북센터의 뽑기 기계에 3백 엔을 넣고 뽑은 리자와 가스팔드 인형.


엄마 vs 딸, 베스트 플레이스
두 모녀는 저녁에는 일찍 들어와서 쉬고, 피곤하면 늦잠도 자고, 비가 오면 호텔 안에서 놀기도 하면서 7박8일 여정을 만끽하며 도쿄의 수많은 거리를 구경했다.

엄마의 베스트 플레이스
1번은 클라스카 호텔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 있는 곳. 실제로 가보니 도쿄의 트렌드 세터들이 모이는 장소로 3층 갤러리에서 퍼포먼스도 하고, 1층에는 아트 서점도 있다. 아이와 함께 가기보다 남녀 커플이 머무르기에 좋은 매우 세련된 호텔이다. 우산, 자전거 등 무료로 대여해주는 품목이 많은 것도 이 호텔의 매력.
2번은 키치조지 신주쿠역에서 JR중앙선을 타고 20분 정도 가면 된다. 국내 여행책자에서 많이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블로거들의 입소문으로 인기 상승 중인 동네다. 현지 유학생이 강추한 라포레, Socks, 카렐티 숍 등 깜찍한 잡화점이 감동적이었다. 키치조지에서는 지브리 미술관(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과 토토로, 하울 등을 만날 수 있는 곳)까지 걸어갈 수 있으므로 오전에는 키치조지, 오후에는 공원을 가로질러 지브리 미술관에 들르는 하루 일정을 잡으면 좋다.
3번은 아오야마 북센터 동화책, 예술 관련 서적, 실용서가 풍부하게 구비된 서점으로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신나고 안목이 높아지는 느낌이다. 아오야마, 지유가오카, 시부야에 지점이 있는데 아이와 함께라면 오모테산도에 키디랜드(오전 11시 오픈), 크레용하우스(오전 12시 오픈)를 거쳐 지하에 있는 유기농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은 후 걸어서 아오야마 북센터 아오야마점을 가는 동선을 추천한다.

민소의 베스트 플레이스
1번은 디즈니랜드
지난번에는 디즈니리조트 내의 디즈니랜드를, 이번 여행에서는 디즈니시(Sea)를 방문했는데 아무래도 백설공주, 신데렐라 등이 있는 디즈니랜드가 좋았던 모양이다.
2번은 동네마다 들어선 캐릭터 숍 하라주쿠의 키디랜드는 최신 유행 인기 캐릭터들이 모두 모여 있다. 지유가오카의 호빵맨 숍과 Frog 숍이 눈에 띄었는데, 민소는 특히 개구리 캐릭터의 각종 소품이 모여 있는 Frog 숍에 열광했다. 다이칸야마의 프렌들리 카페와 에비스에 위치한 1년 내내 크리스마스 용품을 파는 크리스마스 컴퍼니, 아오야마의 요시토모 나라 카페인 AtoZ cafe도 민소가 좋아했던 곳이다.
3번은 요코하마 아카렌카 창고 요코하마는 서울에서 인천 정도에 위치한 곳으로 급행열차를 타면 40분 정도 걸린다. 아카렌카 창고는 메이지 시대 일본 건축의 거장 추마키 요리나키라는 건축가의 작품으로 내부에는 레스토랑과 상점이 입점해 있다. 내부 숍들도 너무 훌륭했지만 민소는 건물을 맘에 들어하며 마당에서 신나게 뛰어 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