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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GE 날개 달고 세계 1위 가전업체로 ‘우뚝’

올소맨 2008. 5. 28. 12:06

LG전자가 제너럴일렉트릭(GE)이라는 날개를 달고 가전시장 세계 1위의 꿈을 현실로 만든다. 10년 전 미국 TV업체 제니스를 인수하며 세계 시장에 얼굴을 알렸다면 GE 생활가전 부문 인수는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한 지름길로 가는 행운권인 셈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매각 의사를 밝힌 GE 가전사업 인수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GE 가전 인수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으며,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LG가 가장 앞섰다”는 말로 양사 결합의 가능성을 높였다.

 

LG전자의 GE 가전사업 인수는 세계 전자업계 판도를 뒤흔드는 파괴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기준 126억달러, 세계 3위 가전업체인 LG전자가 같은 기간 70억달러 매출을 올린 5위권 업체를 흡수하며 세계 1위로 단숨에 올라서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 가전시장은 191억달러 매출의 월풀과 155억달러의 일렉트로룩스가 1, 2위를 차지했다. LG전자와 GE 가전사업 매출을 더하면 196억달러로 일렉트로룩스는 물론, 월풀까지도 간발의 차이로 앞서게 된다.

 

LG전자와 GE 가전사업의 결합은 지역별ㆍ제품별로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분석이다. 우선 지역별로는 북미시장이 가장 눈에 띈다. LG전자 관계자는 “가전사업 역사만 100년에 가까운 GE의 브랜드 파워는 미국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라며 “GE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원천기술도 높게 평가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최대 가전시장인 북미 지역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GE의 브랜드 파워와 원천 기술은 이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후발업체인 LG전자에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GE가 오랜 기간 동안 북미시장에서 닦아놓은 유통망도 LG전자에는 알짜 자산이 될 수 있다.

 

제품군별로도 LG전자의 GE 가전사업 인수는 커다란 보완 효과가 기대된다. LG전자는 에어컨과 세탁기, 전자레인지, 청소기 사업에서 세계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고 GE는 냉장고와 산업용 대형 가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LG전자가 소형 가전에서 고가 대형 가전으로 최근 사업을 강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GE 가전사업 인수의 시너지효과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편 LG전자와 GE는 지난 10년간 가전사업에서 우호적인 관계를 형성해 왔다. 1999년에 조리기기 광레인지를 공동 개발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생활가전 기술 상호 무상사용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정호 기자(choijh@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