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소문내기

도봉산 등산로 주변 인기맛집!!!

올소맨 2008. 4. 3. 05:45

‘포두부삼합’과 막걸리 한잔

도봉산 자락의 맛집에는 세월이 가져다 준 내공이 숨어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도봉산에 오르는 산악인 이철주 씨가 그 비밀을 찾아 나섰다.



“삭힌 홍어의 알찌근하게 톡 쏘는 맛이 포두부와 어울리면 그거야말로 찰떡궁합이에요. 하산길에 그 맛을 보면 산행의 피로란 남의 얘기죠.”

지하철 7호선과 1호선이 만나는 도봉역. 도봉산 입구에서 매표소까지 70~80여 개의 식당이 소박한 모습으로 줄지어 섰다. 50년 된 ‘도봉산 할머니집’에서 요즘 성황을 이루고 있는 두부요리 전문점까지, 저마다 알록달록 간판을 내건 식당이 등산객을 향해 손짓한다. 초보 등산객이라면 어디로 갈지, 무엇을 먹을지 몰라 방황할 법하다.

서울산악구조대 이철주 자문위원(49), 그의 등산 인생도 30년이 훌쩍 넘었다. 히말라야, 샤모니 등 해외원정 경험만도 수차례지만 그는 늘 고향처럼 버티고 선 도봉산을 가장 좋아한다. 제집 드나들듯 오르내리며 평생을 도봉산과 함께했다. 그가 모르는 도봉산의 숨은 장소란 없다. 더구나 십수 년간 먹어온 먹을거리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세월에 따라 산세도, 등산객도 변했다는데 인정이 넘쳐났을 옛날 먹을거리 골목은 지금과는 어떻게 달랐을까? 산길이야 사계절이 다 다르고 올 때마다 다른 느낌이라지만 하산 후의 맛집 풍경은 한결같았을 그 시절. 막걸리 사발이 오가며 취기에 휘청거렸을 정겨운 풍경이 절로 그려진다.

 

1983년, 도봉산과 북한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에는 지금처럼 매표소 밑 하산길에만 음식점이 있지 않았다. 올라가다 보면 산자락 이곳저곳에 매점을 겸한 작은 식당이 즐비했다. 등산객의 허기를 채워주는 단비 같은 먹을거리는 김밥이나 라면 같은 간단한 분식이었다. 탁자와 의자는 매점 앞 널찍한 바위가 대신했고 최대의 호사는 일명 ‘넘의 살(돼지고기)’을 넣고 끓인 김치찌개였다. 라면 국물에 이것저것 잡동사니를 넣은 섞어찌개도 팔았다.

산에서 내려와 먹는 거나한 저녁으로는 삼겹살에 소주만 한 것이 없었다. 식당 이름마저 토속적이었다. 만장봉식당, 형제식당 등 봉우리 이름을 따거나 정겨운 이름을 붙였다. 지금의 콩사랑이니, 산두부니, 고향산천쌈밥처럼 간판만 봐도 뭘 파는지 알 수 있는 식당이 아니었다. 매표소를 지나 산 밑 식당에서는 팔지 않는 메뉴가 없었다. 음식 만물상이라고 해도 좋았다. 메뉴에 없는 음식이라도 배고픈 아이가 엄마에게 조르듯 애교 섞어 주문만 하면 금세 만들어져 나왔다.

 

지금의 도봉산 자락 먹을거리 골목은 1983년 이후에 산자락에 흩어져 있던 식당을 매표소 밑으로 정리하면서 형성됐다.

“지금은 식당도 다들 브랜드화했어요. 두부면 두부, 쌈밥이면 쌈밥, 대표 메뉴 하나만 밀어요. 그 대신 똑같은 재료로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내죠. 등산객의 입맛이 고급화한 거예요.”

어릴 적 산자락 음식점의 정겨움을 아는 이철주 씨의 단골 식당은 무엇보다 마음 편하게 한 끼 먹을 수 있는 집이다. 단골 식당은 오가는 길에 메신저 역할도 해준다. “○○이 오늘 다녀갔어요?” 굳이 서로 연락하지 않아도 휴일이면 식당에서 만나게 되는 산 친구들이다.

 

일요일 오후, 10년이 넘은 ‘山두부’ 집에 사람이 바글거린다.‘포두부삼합’은 이 집만의 별미. 풀칠을 하듯 얇게 만들어낸 포두부에 삭힌 홍어와 돼지고기, 신 김치와 마늘을 차례로 얹어 입 안에 넣는다. 새우젓 한 젓가락을 빠뜨렸다며 함박웃음을 짓는 이철주 씨는 이미 미각 행복에 빠졌다. “내가 이 맛에 산에 온다니까.”

 

양은주전자에 담아 내온 막걸리는 금상첨화. 곁들여 먹는 강화도 순무도 감칠맛을 더한다. 山두부의 두부는 오래 누르지 않고 천연 간수를 쓴 덕에 입 속에서 부드럽게 감긴다. 삼색두부는 쑥과 당근, 치자, 검은콩, 시금치 물을 들여 저마다 옷을 해 입었다.

 

‘고향산천쌈밥’의 쌈밥 역시 이철주 씨의 단골 메뉴. 고향산천쌈밥만의 세 가지 젓갈이 미식가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곤쟁이젓갈, 자리젓갈, 갈치속젓이 이 집의 대표 젓갈. 30여 가지 다양한 채소를 입맛대로 고른 후 채소를 올려놓고 마지막에 놓는 이 젓갈의 맛이 독특한 쌈밥 맛을 결정짓는다. “쌈밥 집의 맛을 한번에 알아보려거든 그 집 된장 맛을 보면 되지요.” 12년째 이 자리를 지키는 고향산천쌈밥의 강된장은 좀 싸달라는 단골손님의 성화에 홈페이지를 따로 만들어 판매한다.

 

산 음식에는 거짓이 없다. 화학조미료를 거의 쓰지 않아 맛이 담백할뿐더러 눈에만 좋은 형식적인 반찬은 아예 내놓지도 않는다. 간도 세지 않아 입에 물리지 않는다. 세월이 흐르면서 도봉산도 변하고 도봉산 자락의 먹을거리도 변했다. 오늘도 도봉산 자락의 식당과 그 음식은 단골손님의 정겨운 대화와 잦은 발길로 또 하루만큼 숙성되어 간다.




입맛 따라 즐기는 웰빙 음식
도봉산 등산로 맛집


만장봉식당
개울가 경치 좋은 두부집

매표소 바로 앞에 자리한 30년 역사의 만장봉식당에는 안 되는 메뉴가 거의 없다. 백숙이나 파전, 산채비빔밥 같은 고전 메뉴에서 두부삼합을 비롯한 각종 두부요리까지 다양하다. 도봉산의 흐르는 계곡을 보면서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여주인은 만장봉식당의 10년 종업원 생활을 거쳐 가게를 인수해 11년째 단골의 발길을 붙잡는다.

02-954-2603 I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I 09:00~24:00 I 주차 가능 I 모둠전·두부김치 각 8000원, 콩비지정식 5000원



향촌
어머니가 해주시던 그 추어탕

추어탕과 매운탕 전문이다. 조리사 자격증까지 갖춘 여주인의 깔끔하고 정갈한 음식 스타일이 돋보인다. 매운탕에는 한방 재료가 첨가되며 참게, 새우, 우렁이 등이 푸짐하다. 뽕잎수제비도 띄운다. 미꾸라지에 깻잎을 말아 튀김옷을 입힌 미꾸라지튀김은 아이들이 먹어도 좋을 만큼 비리지 않고 담백한 맛이다.

02-954-2944 I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1동 I 10:00~22:00 I 주차 가능 I 메기매운탕 1만5000~3만원, 잡탕(메기+잡고기+빠가사리) 4만원



도봉산 할머니집
50년 노하우의 이북식 생콩탕

천일각 근처에서 어머니가 30년간 해오던 ‘도봉매점’을 아들이 물려받아 20년간 생콩탕을 만들어 판매한다. 100% 국산 연천 콩으로 만드는 이 집의 생콩탕은 흔히 맛보기 힘든 별미. 사골을 우린 물에 불린 콩을 통째로 갈아 넣어 만들어 담백하다. 7000원짜리를 시키면 세 사람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만큼 푸짐하다. 도봉산 터줏대감답게 저렴한 가격과 깊은 맛이 한결같다.

02-954-1422 I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I 10:00~22:00 I 주차 가능 I 생콩탕 7000~1만원



영수네 감자국
양과 정이 듬뿍

도봉산 아래 판잣집에서 시작했다. 탕에 넣어주는 구수한 다진 콩이 국물 맛을 더한다. 라면이나 국수 사리를 넣어 먹는 것도 이 집만의 특징. 감잣국을 다 먹고 나면 밥을 볶아주는데 이 맛도 예술이다. 15년째 최상급 돼지 뼈를 쓰고 한 그릇 가득 담아주는 양념이 맛의 비결. 다섯 명의 종업원은 이 집에서만 최소 5년을 일한 베테랑이라 서비스도 만점이다. 메뉴는 오로지 감잣국 한 가지.

02-955-3917 I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1동 I 11:00~21:30 I 주차 가능 I 감잣국 1만5000~2만5000원



山두부
도봉산 삼색두부의 원조

도봉산 자락에 두부요리 전문 식당이 늘어서게 된 이유는 ‘山두부’ 덕분이다. 언론 매체에도 수없이 소개된 1m의 포두부를 만드는 곳. 16년간 각종 두부요리를 연구 개발해 메뉴가 다양하면서도 군더더기가 없다.

02-956-8875 I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I 10:00~22:00 I 주차 가능 I 포두부삼합 1만5000원, 삼색모둠두부·두부홍어회 각 1만원



콩사랑
콩요리의 모든 것

20년 전 비빔밥과 백숙으로 시작한 장사가 11년 전부터는 두부요리 전문이 되었다. 강원도 출신 여사장이 콩을 고향에서 직접 들여오므로 믿을 수 있다. 매일 저녁 콩을 불려 다음 날 아침에는 어김없이 두부를 만들기 때문에 늘 신선한 두부 맛을 볼 수 있다.

02-955-6016 I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1동 I www.kongsarangdubu.co.kr I 09:00~21:00 I 주차 가능 I 사색두부보쌈 1만5000원, 사색모둠굴두부야채 1만원, 콩사랑정식 6000원



고향산천쌈밥
세 가지 젓갈 맛에 우거지까지

이 일대에서 유일한 쌈밥집. 쌈밥에 들어가는 세 가지 젓갈과 강된장이 일품이다. 대나무 소쿠리에 삼베보자기를 깔아 내오는 보리밥이 정겨움을 더한다. 12년의 쌈밥 노하우가 만들어낸 소박하면서도 정겨운 맛이 자주 도봉산행을 즐기는 등산객에게도 질리지 않는 맛을 선사한다.

02-954-1987 I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I 11:00~21:30 I 주차 가능 I 쌈밥 7000원, 삼겹살 7000원



섬진강
고향의 맛을 담은 매운탕

매운탕의 맛을 좌우하는 갖은 양념을 주인의 고향인 전남 곡성에서 들여온다. 유원지지만 뜨내기손님이 아닌 평생 손님을 대접한다는 생각으로 장사한다. 그날 구매한 재료는 그날 소비하는 것을 원칙으로 늘 싱싱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단골이 많은 비결.

02-956-7386 I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1동 I 10:00~22:00 I 주차 가능 I 추어탕 6000원, 메기매운탕 1만8000~2만7000원



으악새
오래된 장맛처럼 구수한 콩비지

맛도 맛이지만 입담 좋은 주인 할머니의 내공이 30년 단골을 꾸준히 유지하는 비결. 반찬 가짓수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하나를 내오더라도 집에 온 손님을 대접하듯 정갈하고 맛깔스럽다. 메뉴는 비빔밥과 수제비, 콩비지 등 간단하고 편하게 먹고 갈 수 있는 것 위주다.

02-956-2360 I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1동 I 09:00~21:00 I 주차 가능 I 콩비지정식 5000원, 감자수제비 4000원



우리식당
새벽을 여는 든든한 해장국

갈비탕, 족발, 해장국을 주로 파는 토속 음식점이다. 새벽부터 문을 열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산을 찾은 등산객의 빈속을 채워준다. 값이 저렴하고 부담 없는 분위기가 오랫동안 등산객에게 사랑받는 이유다.

02-954-5803 I 서울특별시 도봉구 도봉동 I 06:00~22:00 I 주차 가능 I 족발 1만~2만5000원, 해장국 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