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소개

‘야구선수서 외식사업가로’ 동봉철씨

올소맨 2008. 3. 10. 12:59

삼성 라이온즈의 2번 타자. 야구팬이라면 동봉철 선수를 기억하는 이가 많을 것이다. 데뷔 첫 해 신인왕 후보에 오르면서 화려하게 데뷔했던 그였지만 부상과 잦은 이적으로 선수생활은 여덟 시즌 만에 접어야 했다.

그런 그가 야구선수가 아닌 외식사업가로 돌아왔다.


지난해 7월 그는 서울 역삼동에 청학동이라는 양대창 전문점을 오픈하면서 외식업으로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외식업을 하기까지 그는 근 10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했다. 야구를 그만두고 홀연히 일본 유학생활을 하면서 라면가게 매니저로 근무하기도 했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투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형화하는 엔터테인먼트사들 사이에서 그가 살아남기란 녹록지 않았다.

“이대로 가다가는 무너지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죠. 어떻게든 회사를 살리려고 하기보다 망하기 전에 사업을 정리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죠.”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정리한 후 그는 KBS 라디오에서 야구 해설을 2년간 진행하면서 새로운 재기의 기회를 모색했다.

양대창 전문점 청학동은 그의 2년간의 고민을 떨쳐버린 재기 아이템이다. 청학동에 들어서면 우선 국가대표 야구팀의 유니폼이 눈에 들어온다. 소규모 모임이나 회식을 위해 공간을 분리한 청학동은 오픈 7개월째를 맞았지만 벌써부터 명성이 대단하다. 양대창의 맛도 맛이지만 양대창을 싸서 먹을 수 있는 절인 깻잎은 청학동만의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메뉴다.

그는 외식업을 시작하면서 자신이 고객이었을 때를 곱씹었다고 한다.

“고객이었을 때 바라는 점이나 아쉬웠던 점을 개선해 매장을 운영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주인이라고 카운터만 지키기보다는 손님들 테이블에 가서 대화를 나누는데 손님들이 더 좋아하고 더러는 알아봐 주기도 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죠.”

양대창이 음식값에 비해 서비스나 시설이 미흡했던 점을 개선한 것도 고객의 이목을 끄는 데 주효했다. 발레파킹 서비스부터 직접 고객과 마주하는 사장 그리고 그와 절친한 동료 야구선수와 연예인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청학동에 대한 입소문은 지역 내에 퍼져 나가고 있다.

그는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자신의 브랜드를 프랜차이즈화해 전국적으로 확대할 계획도 세웠다.

야구선수로 활동할 때 그는 2번 타자였다. 무조건 출루해 중심타선에서 득점을 하도록 도와주는 게 그의 몫이었다. 이 때문에 그는 팀워크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라운드 대신 식당에서도 그는 철저한 2번 타자의 원칙을 지키고 있다.

묵묵히 팀을 위해 헌신하는 2번 타자형 사장이 그가 추구하는 바다. 때로는 고객의 차를 직접 파킹하고 직원들 간의 갈등을 조율하는 영원한 2번 타자의 창업 홈런이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