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좋은글

눈물 닦아주기

올소맨 2008. 3. 8. 16:32



        눈물 닦아주기

                                            
                                                      김미선/시인




        천근의 입술을 떼어 말하는
        그대의 가슴을 들어주는 일
        참으로 힘든 일

        살며시 차오르는 눈물의 강을 건너
        그대의 가슴에 스미는 일
        더하여 버거운 일

        그대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
        어찌 가벼이 입술로 그릴 것이며
        어찌 가벼이 손끝으로 떨굴 것인가

        내 다만 간절히 바라기는
        진실의 고개를 끄덕일 때 이는 바람이
        그대의 가슴을 데우는 따스한 바람이길

        한 모금 눈물을 삼키려다
        목에 걸려 훌뿌린 잔기침이
        그대의 아픔을 내리쓸어
        빗자루질하는 평화의 소리이길

        말 굳은 한 마디 위로가
        그대의 가슴에 해묵어
        댑싸리 같은 푸른 곰팡이로 피어나는 날
        그대는 또 하나 누군가의 위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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