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up 비타민

초대 금융위원장의 과제는

올소맨 2008. 3. 6. 09:07

금융시장 안정과 규제완화가 최우선 과제
금산분리 완화 등 공약사항도 구체화해야
[이데일리 김춘동기자] 전광우 딜로이트컨설팅 회장(사진)이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낙점됐다.

전 위원장의 최우선적인 과제는 최근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로 요동치고 있는 금융시장의 안정이다. 새 정부의 주요 공약사항인 금산분리 완화와 산업은행 민영화를 구체화하는 한편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각종 금융규제도 풀어야 한다.

더 나아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함께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견인할 차세대 먹거리산업으로서 금융산업을 키워할 과제도 막중하다.

아울러 새롭게 출범하는 금융위원회의 연착륙과 함께 금융위원회내 재정경제부 출신과 금융감독위원회 출신간 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간 갈등을 지혜롭게 조정하는 리더십도 요구된다.
 
전 위원장은 임명 직후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초대 금융위원장으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금융규제 완화에 가장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 금융시장 안정이 최우선 과제

초대 금융위원장의 첫번째 과제는 금융시장의 안정이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발 서브프라임 사태의 여파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주식시장은 하루가 멀다하고 요동치고 있고, 원자재값 급등과 함께 경기침체 우려도 깊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서브프라임 관련상품 투자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사전적인 부동산 대출규제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지만 간접적인 충격파를 무시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외 금융시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세밀한 정책조합을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새 정부의 금융부문 주요 공약사항을 부작용없이 구체화하는 것 역시 초대 금융위원장의 몫이다. 우선 금산분리 완화와 산업은행 민영화를 순조롭게 구체화해야 한다.

기존 금산분리 정책을 어떤 순서와 강도로 완화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자칫 충분한 규제장치 없이 너무 빠른 속도로 은행업의 문호를 개방할 경우 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민영화 역시 매각을 서두르는 과정에서 고유의 투자은행(IB)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는 지적이 많다.

금융소외자 700만명을 대상으로 연체기록 말소 등을 추진하겠다는 신용회복 지원방안 역시 순리대로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이미 원금탕감 논란을 겪은 만큼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하면서도 지원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다.

◇ 부작용 없는 규제완화도 중요

권역별 칸막이를 없애고, 영업제한을 완화하는 등 금융규제를 풀어 글로벌 금융회사를 키워야 하는 것 역시 초대 금융위원장의 중요한 역할중 하나다.

특히 내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을 앞두고 금융시장 전체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은행과 보험업종 역시 글로벌화와 대형화를 유도할 수 있는 법정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금융산업의 삼성전자 출현을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풀고, 감독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요구만큼 규제완화라는 명분에 매달려 제2의 카드사태를 초래하지 않도록 속도조절과 함께 세심한 보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금융당국 내부적으로는 신생조직 출범에 따른 연착륙이 중요한 과제다. 금융위원회와 금감원간 적절한 역할 조정이 우선 중요하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서초동으로 이전하는 만큼 금융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세심하게 귀를 기울이는 한편 친정인 기획재정부의 입김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도 관건이다.

또 금융위원회 출범 과정에서 빚어진 금융위원회와 금감원간 갈등도 지혜롭게 풀어야 한다. 금융위원회 내 옛 재정경제부 출신과 금감위 출신들간 알력과 반목도 해소해야 할 과제다. 

개별 사안으로는 외환은행 매각문제를 풀기 위한 최적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현재 헐값매각 의혹에 대한 법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각을 불허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외환은행의 미래 경쟁력을 고려할 때 감독당국이 보다 분명한 정책적 목표를 가지고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에 점차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