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좋은글

이쯤에서 다시 만나게 하소서

올소맨 2008. 3. 4. 00:35

이쯤에서 다시 만나게 하소서


                                  詩/이정하

그대에게 가는 길이

멀고 멀어 늘 내 발은

부르터 있기 일쑤였습니다.



한시라도 내 눈과 귀가

그대 향해 열려 있지 않은 적 없었으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볼 수는 없지만 느낄 수는 있는 사람.

생각지 않으려 애쓰면 더욱 생각나는 사람.



그 흔한 약속 하나 없이

우린 헤어졌지만



여전히 내 가슴에 남아 슬픔으로

저무는 사람.



내가 그대를 보내지 않는 한  

언제까지나 그대는 나의 사랑이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찬이슬에 젖은 잎새가 더욱 붉듯  

우리 사랑도 그처럼 오랜 고난 후에

마알갛게 우러나오는 고운 빛깔이려니



함께 한 시간은 얼마 되지 않지만

그로 인한 슬픔과 그리움은

내 인생 전체를 삼키고도 남으니



이쯤에서 그를 다시 만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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