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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전쟁과 식품세계화

올소맨 2011. 7. 11. 22:14

최근 일본에서 후지TV가 일본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 1위에 김치찌개를 꼽은 것을 두고 배아프고 질투나는 한 케이블 방송사가 저급하게 폄하하여 물의를 빚고 있다. 작년 구로다 가쓰히로가 비빔밥을 폄하하다가 욕을 먹자 일본으로 도망쳤던 것과 패턴이 흡사하다.
 
특히 "한국인들이 김치 같은 걸 매일 먹는 걸 보면 그 나라의 불행한 역사가 떠오른다. 김치금지령을 내려야 한다" 거나며 "김치찌개 따위를 먹는 건 아마도 저소득 계층일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서 일본인들의 13세짜리 정신연령과 그들의 황폐한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한국에 오는 일본관광객들이 김치를 싹쓸이 하는 것이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하토야마 전총리 부부도 김치를 즐겨먹는다고 했는데 일본최고부자 부부중의 하나인 그들을 졸지에 저소득층으로 전락시키는 저따위 비난을 일삼은 것은 기본적으로 번번이 한국의 벽에 가로막히는 열등감에서 기원한다. 무엇하나 한국보다 뚜렸하게 우월한 것이 없는 요즈음 아닌가?
 
일본제국주의가 조선과 중국을 침략할 때 이주를 망서리는 소심한 일본인들에게 "여기 일본민족보다 열등한 민족이 있다"며 우월감을 심어주었다. 물론 이는 서양 역사가들의 표현처럼 어머니 나라에 칼을 꽃는 행위였지만 "마을간 이동금지령"으로 수백년동안 자기마을 밖에도 나가보지 못했던 일본인들은 자기보다 못한 민족이 있다는 말에 열광하고 중국 한국에 와서 거들먹거렸던 것이다.
 
그러나 소니가 잘나가더니 삼성에 가로막혀 덤핑치는 회사로 전락했고
토요타가 잘나가더니 미국과 유럽에서 현대기아차에 깨지고
아사다 마오가 잘나가더니 김연아에게 가로막혀 2류선수로 전락했고
축구와 야구가 잘나가더니 한국에 번번이 지며 각종 스포츠는 도저히 상대가 안되고
경제마저 세계최대의 채무국가임이 만천하에 밝혀져 쪽이 팔리고
대지진과 원전사고로 이젠 그로기상태에 재기가 불투명하니 자연재해없고 잘나가는 한국과 비교하니 열등감이 폭발할 수 밖에...
 
이럴 때 일본인들이 주로 하는 것은 큰소리치기인데 김치폄하도 마찬가지의 심리다. 김치를 좋아하는 일본사람들이 졸지에 저소득층으로 전락하고 미각을 모르는 사람이 된 것이니 우리나라같으면 저런 진행자는 모가지지만 일본에선 한국에 큰소리치는 것이 통한다.
 
저들은 김치를 매운 것으로만 알고 있지만 지방마다 특색이 있고 배추와 무 이외에 채소의 종류도 다양한 김치의 종류는200가지가 넘어 다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다. 더구나 김치는 이미 삼국시대부터 존재했고 오늘날의 매운김치는 임진왜란 때 일본군이 전해준 매운고추가 기원이니 "매운 김치의 원조는 일본"이라고 주장하지 않는 것이 신기할 정도다.
 
몇년 전 하바드 대학교와 미국잡지 헬스가 세계5대 건강식품을 꼽았다. 올리브, 인도의 렌틸콩, 요구르트, 낫토와 함께 김치가 선정된 것이다. 일본은 강력히 로비하여 낫토(청국장)를 집어넣게 했지만 낫토는 우리의 청국장과 경쟁하는 것이니 우리나라의 발효식품이 두가지나 선정된 셈이다. 일본우익들이 약올라 하는 것이 바로 이부분이다.
 
김치의 공식 영어명칭은 기무치였다. 그러나 김치는 84년 LA올림픽 공식식품으로 인정받은 이래 꾸준한 노력으로 에어 프랑스의 기내식으로 납품되며 각종 유명항공사의 기내식이 되었고 98프랑스월드컵에서도 공식식품으로 인정받았으며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기무치와 치열한 경쟁끝에 공식식품으로 인정되고 미국의 Webater사전에서도 Kimuchi가 사라지고 Kimchi가 공식적으로 등록되며 김치전쟁은 마침내 한국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김치가 일본에서 인기를 얻게된 것은 일본왕실에서도 즐겨먹기 때문이라고 소문이 났기 때문인데 김치가 저급한 식품이라면 왜 일본인들은 먼저 몰래 김치를 상품화하여 세계시장에 수출했을까? 세계인이 저소득층이라서? 입맛이 저급해서?
 
일본은 그동안 우리나라의 고추장도 일본이 원조라는 농간을 부려왔는데 재작년인가 고추장의 공식 영어명칭도 Gochujang으로 등록되어 한숨을 내쉰 바있다. 최근에는 낫토의 위치를 한국의 청국장에 빼앗길 것을 우려한 일본은 국제 청국장회의를 주도하며 낫토의 우월성을 알리기에 여념이 없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를 알고 강력대응하고 있으며 청국장의 냄새를 없애는 기술에 대한 각종 특허가 많이 나와서 앞으로는 청국장전쟁이 벌어질 판이다.
 
90년대 우리나라에 맥도날드가 들어오고 피자가 유행할 때 한 언론사가" 한국초등학생의 80%가 김치를 싫어하고 햄버거와 피자를 더좋아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자 일본의 산케이와 요미우리 신문이 "김치를 멀리하는 한국초등학생. 한국인이 김치를 멀리할 날이 가까워온다" 라고 대서특필하며 조롱한 바있다.
 
그 초등학생들이 지금 김치를 멀리하나? 나도 어렸을 때 김치를 물어 씻어먹은 경험이 있듯이 김치란 그런 것이다. 나이들어 먹으면 먹을 수록 감칠 맛이 나서 또 먹게되는... 그래서 김치는 한국인의 영원한 음식이요 마음의 고향이며 김치가 없으면 못사는 사람들이 한국인이다.
 
옛날 내가 어릴적 미국에서 활동하던 김시스터스가 부른 김치 깍두기란 노래가 있다. "자나깨나 잊지못할 김치 깍두기~"  그들이 한국에 와서 울면서 부르던 노래가 기억난다. 일본이 약올라하는 것은 바로 김치없으면 못사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김치와 고추장에 쓱쓱비빈 비빔밥을 외국인들도 좋아하게 된 점이다.
 
김치에 대한 일본인들의 폭언과 못사는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란 말에는 일본이 자랑하는 스시와 사시미야 말로 정말 못사는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이라는 열등감이 숨어있다. 일본인들의 전통음식의 종류는 정말 단순하고 가짓수나 종류가 적다. 그중에도 스시와 사시미는 가난한 사람들이 생선을 잡아 날 것으로 밥위에 얹어 먹던 음식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오다 노부나가를 죽인 아케치 미쓰히데는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접대하는 책임자로 일할 때 생선구이 생선찜 등 각종 생선 요리를 하다가 그냄새를 맡고 온 오다 노부나가에게 너무 호화롭다고 야단을 맞고 불안감에 사로잡혀 오다를 배신하고 죽인다. 오다 노부나가의 심복이던 히데요시는 출세하기 전 주방장이었는데 그가 만드는 오다가 좋아하는 음식은 잉어와 생선찜이었지 그 어디에도 스시와 사시미는 없다.
 
이처럼 일본에서 날것을 먹는 것은 요리할 장소와 도구가 부족했던 빈민층과 하층민이었던 것이 점차 일본의 고유음식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김치는 왕부터 하층민까지 모두 즐기던 음식이었지 결코 저소득층만이 먹는 음식은 아닌 것이다.
 
나는 일제시대에 일본선생들이 "조선인한테서 김치냄새가 난다"고 했다는 부모님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일본인 선생들은 도시락을 검사하여 김치가 든 도시락을 빼앗기도하고 버리기도 했다고 하셨다. 그런데 요즘 일본에서 또 세계에서 김치가 건강식과 미용식으로 각광을 받으니 한국문화에 우월감을 가지고 한국을 폄하해온 사람들이 복장 터질 노릇일 것이다.
 
일본인들이 한국인을 가장 크게 흉잡아 온 것이 김치와 때밀이인데 요즘 한국에 오는 일본인들이 김치싹슬이 쇼핑을 할 쁜만 아니라 한국의 찜질방에서 자며 때밀이하는 것이 대유행이라니 한국과 일본은 과연 가깝고도 먼나라라는 표현은 절묘하다.
 
장화신고 들어가 발로 밟으며 씻어 만드는 단무지 한개에도 추가로 돈을 받는 나라가 일본이지만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가장 신나는 것이 반찬 무한리필과 종류의 다양성이다. 이런 푸짐한 우리의 음식문화를 비판하고 깔끔하다는 한마디로 일본 음식문화의 몰개성과 다양성 부족을 찬양하는 일본이지만 음식문화는 자랑할 수는 있어도 일본처럼 남의 음식을 폄하하거니 비방하는 것은 좋지 못하다.
 
미국은 거지나 대통령이나 다같이 햄버거를 즐긴다고 인간의 평등함을 주장하는데 그 햄버거를 손으로 먹는 미국인들은 어떤가? 스시를 만들 때 손톱밑의 때는 빼고 하는가?
 
일본의 스시는 이미 세계화 된 식품이다. 그러나 스시가 세계화되었어도 스시를 상품으로 만들어 수출 할 수는 없으므로 일본이 외국에서 돈버는 일은 없다. 하지만 일찌기 기무치 수출에 나섰다가 실패한 일본이 김치는 아무리 잘 담그려해도 한국고유의 맛을 낼 수 없다고 자조한 바도 있으니 앞으로 손맛좋은 한국김치의 세계시장은 잘만하면 무궁무진하다.
 
이럴 때 일본에서 누군가 스시를 만드는 밥위에 맛있는 김치 한조각을 얹어서 김치스시를 만드는 것은 어떨까? 아마 김치를 좋아하는 일본인들이 많으니 성공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바야흐로 세계는 상품을 넘어 식품전쟁의 시대다. 우리도 한식세계화를 위해 떡복이연구소를 설립했고 김치와 비빔밥은 물론 청국장 세계화에 돌입하는 등 거국적으로 매진하고 있다.  하바드대학교의 식품연구소가 " 김치나 장류. 그리고 젓갈류 등 한국의 다양한 발효식품이야말로 세계최고의 건강음식이다. 단 짠 소금기 즉 나트륨을 줄이는 방법을 연구한다면 세계최고의 건강식품이 될 것" 이라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둘 필요도 있다.
 
일본국보1호 미륵반가사유상부터 한민족에게서 수없이 많은 것을 빼앗아 자기네 것으로 만든 일본으로부터 지켜야 할 것은 이제 식품이다. 세계인들이 먹게된 김치전쟁은 이미 승리했고 특히 청국장 고추장 된장 간장 등 장류를 지키고 이 소리없는 전쟁에서도 승리해야한다. 이건 한일문화의 대결이요 정신세계의 문제이므로 질 수 없는 전쟁이기도 하다.
 
참고
김시스터스의 노래인 김치 깍두기 가사
1. 머나먼 미국 땅에 십년 넘어 살면서 고국생각 그리워 아침저녁 식사 때면
런치에다 비후스텍 맛 좋다고 자랑쳐도 우리나라 배추김치 깍두기만 못 하드라
코리아의 천하명물 김치 깍두기 깍두기 자나깨나 잊지 못할 김치 깍두기

2. 낯 설은 타국 땅에 몇 몇 해를 살면서 고향생각 그리워 오나가나 식사 때면
  런치에다 비후스텍 맛 좋다고 자랑쳐도 우리나라 된장찌개 고추장만 못 하드라
  코리아의 천하진미 뚝배기에 된장찌개 자나깨나 잊지 못할 된장찌개드라

 후렴

 우리나라 명태찌개 고추장만 못 하드라
 코리아의 천하일품 김치 깍두기 깍두기
 자나깨나 잊지 못할 김치 깍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