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

<체조갈라쇼> 신수지, 깃털처럼 가벼운 몸놀림 '환호성'

올소맨 2008. 6. 14. 11:05



비상하는 체조 스타들의 흥겨운 몸짓이 서울 밤 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13일 저녁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한얼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 인비테이셔널 Ⅱ 세계 체조 갈라쇼는 9개 나라에서 체조로 일가를 이룬 대가 13명의 열연으로 70분간 뜨겁게 달아올랐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총 46개의 메달을 따낸 체조 기인들은 각종 대회에서 높은 점수를 위해 펼쳐야 했던 틀에 박힌 기술 대신 이야기와 재미, 다양한 볼거리가 어우러진 신개념 연기로 체조를 '쇼'로 승화시켰다.
갈라쇼는 전설적인 체조여왕이자 총연출을 맡은 나디아 코마네치(47)와 그의 남편이면서 1984년 LA 올림픽 체조 2관왕 출신인 바트 코너(50)가 번갈아 선수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리듬체조 은메달리스트 율리아 라스키나(벨로루시)의 곤봉 연기로 시작한 갈라쇼는 각 종목별 개인 또는 단체 연기가 이어지면서 분위기가 서서히 고조됐다.

특히 여자 기계체조 마루운동, 리듬체조를 제외하곤 체조에서 음악을 사용하는 일은 없으나 이날은 강한 비트를 가미한 리듬과 귀에 익숙한 멜로디가 쉼 없이 흘러나오자 1천200여 팬들은 어깨를 들썩이며 체조의 세계에 급속히 빠져 들었다.
TV에서 올림픽 또는 세계선수권대회 때나 접할 수 있던 기계체조와 리듬체조, 생소한 스포츠 아크로바틱 등을 코 앞에서 생생하게 목격한 팬들은 화려한 공중 제비 동작과 곡예에 가까운 진기명기가 쏟아질 때마다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며 선수들과 함께 호흡했다.

이날 팬들의 인기를 끈 건 체조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단체 연기였다.

불가리아 출신 크라시미르 두네프와 크리스티안 이바노프는 와이셔츠에 멜빵을 맨 다소 독특한 복장으로 무대에 올라 영화 007 배경음악에 맞춰 첩보원을 흉내낸 동작으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어 하나의 철봉에서 시차를 두고 한 몸인 듯 연속 회전 동작을 펼쳐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아크로바틱 월드챔피언십에서 2002년과 2004년 두 차례나 우승한 아서 데이비스-쉐에너 부스(이상 미국) 듀오는 피겨 스케이팅 페어 연기를 체조로 그대로 옮긴 듯한 아름답고 애절한 연기로 인기를 모았다.

두네프를 비롯해 불가리아, 벨로루시 선수들로 구성된 5명은 1인용 평행봉에서 단체 연기를 선사했다. 이들은 일렬로 평행봉에 도열한 뒤 차례로 공중으로 솟구치며 장관을 연출했다.

한편 2003년 은퇴 후 5년 만에 무대에 선 뜀틀의 달인 여홍철(37.경희대 교수)은 뜀틀 대신 마루운동에 나서 약 1분간 현역 시절 못지 않은 날렵한 동작을 뽐내며 주목을 받았다.

대미를 장식한 이는 '리듬체조계 김연아' 신수지(17.세종고). 베이징올림픽에 아시아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하는 그는 셀린 디온의 팝송 '피겨 잇 아웃'에 맞춰 유연하면서 깃털처럼 가벼운 몸놀림으로 환호성을 이끌어 냈다.

   한국을 대표해 나온 신형욱, 정재엽, 김상우 등 남자 기계 체조 3인방과 여자 리듬체조대표팀 선수들도 각각 절도 있고 깜찍한 연기로 팬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체조 갈라쇼는 14~15일은 같은 장소에서 저녁 8시부터 열린다. 입장권은 온라인 추첨 등으로 이미 다 나갔지만 특설무대 바깥에 설치된 대형 멀티비전을 통해 갈라쇼를 지켜볼 수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