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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쌓인 묵은 먼지를 툭툭 털어내고 봄향기를 찾아 여행을 떠나보자. 올해는 특히 봄꽃이 일러 남쪽 어디에서든 완연한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봄꽃은 매화에서 시작해 산수유, 벚꽃으로 이어지고, 보리는 이랑을 진초록으로 물들이고 있다. 3월 초 남들보다 먼저 봄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 4곳을 꼽아봤다. 강줄기 따라 알싸한 매화香 - 광양 매화마을 섬진강변은 육지에서 가장 먼저 봄이 도달하는 곳이다. 섬진강 남쪽의 광양 매화마을 길 옆에서 시작된 매화소식은 지금 능선 쪽으로 옮아가고 있다. 예년보다 꽃소식이 일러 평년보다 열흘 정도 이른 1일부터 매화축제가 개막됐다. 전남 구례에서 광양·하동까지 섬진강변의 19번 국도는 꽃이 없어도 드라이브만으로도 손꼽히는 길이다. 구례에서 화개를 지나 경남 하동까지 19번 국도를 따라가다 하동읍에서 섬진대교를 넘으면 전남 광양땅이다.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꺾어 다시 섬진강을 따라가다보면 청매실농원을 만난다. 이곳이 이른 봄 섬진강 매화 세상의 중심지다. 끝간 데 없이 심어진 매화가 하나둘씩 봉오리를 터뜨렸다. 눈이 내린 듯 지천으로 피어있는 매화의 향기는 강렬하다. 매화를 둘러본 뒤 화개로 되돌아갔다. 장터에서 쌍계사까지 ‘십리 벚꽃길’은 아직 꽃소식이 없지만, 3월 중순부터는 이곳도 벚꽃터널이 장관을 이룰 테다. 쌍계사로 가는 길 화개천을 따라 양쪽 산비탈에는 차밭의 이랑이 유려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제 막 새로 돋는 찻잎으로 밝은 연초록 기운이 가득하다. 화개천을 끼고 있는 보리밭도 청청한 초록의 기운을 내뿜고 있다. ◆여행정보=구례에서 하동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재첩국을 내놓는 식당이 즐비하다. 하동읍내의 여여식당(055-884-0080)이 재첩을 깔끔하게 끓여내기로 유명하다. 쌍계사로 들어가는 초입 화개의 동백식당(055-883-2439)은 섬진강에서 잡은 참게로 매운탕을 끓여낸다. 19번 국도변에는 숙소들이 늘어서있지만, 한창 성수기에는 방 잡기도 어렵고 숙박비도 올라간다. 청매실 농원 인근의 콘도스타일의 ‘느랭이골 자연휴양림’(061-772-2255)이 가장 추천할 만한 곳. 잘 알려져 있지 않아 방잡기가 수월한 편이다. 늙은가지 고즈넉한 꽃봉오리 - 순천 선암사 팝콘처럼 튀듯이 피어나 온 천지를 밝히는 매화도 매력적이지만, 늙은 가지에서 고즈넉히 피어난 매화에서도 또 다른 정취가 느껴진다. 눈 속에서도 꽃을 피우는 매화의 의연함은 오래된 매화나무에서 더욱 도드라지는 법이다. 이런 매화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순천 조계산 자락의 선암사다. 매화는 맑은 정신을 상징해 유서 깊은 절집 치고 매화 한두 그루 없는 곳이 없다. 하지만 선암사만큼 단아하고 정취있게 매화가 피어나는 곳은 드물다. 노거수들이 많은 선암사에는 20여그루의 아름드리 토종 매화나무가 무우전과 팔상전 주변에 몰려있다. 이 중 400년 이상 된 것만도 10여그루. 특히 팔상전 앞의 매화는 수령 620여년으로 추정되는 거목이다. 무우전 앞의 홍매화도 키가 12m를 훌쩍 넘는다. 토종매화는 여느 매실농원의 매화처럼 빽빽하게 꽃을 피우지 않는다. 성글게 피지만 오히려 매화향기는 더 짙고 그윽하다. 선암사의 매화는 이제 막 꽃을 피워올리기 시작했다. 이달 중순쯤이면 매화가 만개하고 뒤를 이어 산수유나무와 앵두나무도 한송이씩 꽃을 피워올린다. ◆여행정보 = 선암사 입구의 상가에서는 산채백반과 산채비빔밥, 더덕구이 등을 맛깔스럽게 낸다. 남도의 밥상답게 밑반찬이 상 가득히 깔린다. 2대에 걸쳐 운영하고 있는 장원식당(061-754-5232)이 그중 가장 유명하다. 선암사 상가지구에는 초원장(061-754-5811) 등 숙소가 즐비하다. 깨끗한 숙소로는 순천시내의 시티 관광호텔(061-753-4000)이나 로얄 관광호텔(061-741-7000) 등이 있다. 갖가지色 온갖 매화의 향연 - 해남 보해 매화농원 매화라면 대부분 섬진강과 광양을 떠올리지만, 해남에도 매화가 지천으로 피어나는 농원이 있다. 주류제조업체인 보해양조가 1978년부터 해남군 산이면에 가꾸워온 매화 밭이다. 14만평에 1만4000여그루의 매화가 심어져있다. 이곳의 매화 개화시기는 섬진강 일대보다 조금 늦은 편이지만, 따뜻한 봄날이 계속되면서 지금 하나둘씩 꽃송이를 피워 올리고 있다. 농원에는 백매화를 비롯해 홍매화며 청매화, 흑매화까지 다양하다. 토종매화도 간간이 눈에 띈다. 홍매화는 말 그대로 붉은 색의 매화지만, 백매화나 청매화, 흑매화는 꽃받침의 색깔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섬진강변의 매화가 비탈진 경사면을 따라 심어졌다면, 이곳의 매화는 얕은 구릉에 펼쳐져 있다. 매화가 일제히 꽃을 피워 올리면 흰 꽃과 검붉은 황토흙의 대비가 아름답다. 매화뿐 아니라 농원을 둘러싸고 심어진 붉은 동백들도 함께 꽃을 피워내 온통 꽃천지가 된다. 잘 알려져있지 않아 섬진강변보다 덜 붐비는 편이라 호젓하게 매화향기에 취해볼 수 있다. ◆여행정보=매화농원 주변에는 이렇다 할 숙소가 없어 해남읍이나 대둔사 입구의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해남읍에서는 해남관광호텔(061-533-9002)이 가장 편안한 숙소. 대둔사 입구에는 유스호스텔(061-533-0170)이 있다. 영화 ‘서편제’를 촬영한 유서 깊은 유선여관(061-534-6005)에 묵으면 남도식 아침밥상을 받아볼 수 있다. 인근에 가학산 자연휴양림(061-535-4812)도 있다. 해남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맛집으로는 천일식당(061- 536-4001)을 빼놓을 수 없다. 일제시대부터 한자리에서 맛깔스럽고 푸짐한 음식 맛을 묵묵히 지켜온 천일식당은 전남 해남땅에서 모르는 이들이 없을 정도로 그 명성이 자자하다. 고향냄새 품은 노란 산수유 - 구례 상위마을 노란 산수유는 봄꽃 중 화려하기가 으뜸이다. 한송이 한송이는 별 것 없지만, 무리지어 피어 수채화 물감처럼 언덕을 노랗게 물들이면 현기증이 일 만큼 환상적이다. 최대의 산수유 단지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있다. 산동면의 30여개 마을 중에서도 상위마을의 산수유가 단연 압권이다. 같은 꽃이 피지만, 산수유 꽃구경의 목적지로 상위마을을 으뜸으로 치는 것은, 이 마을이 ‘고향의 냄새’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함석지붕을 올린 집들 주위로는 어른 허리에서 어깨 높이까지의 돌담들이 늘어서 있다. 구불구불 이어진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치 고향마을을 찾은 것 같은 정감이 느껴진다. 이른 봄 꽃을 피워 올린 산수유는 10월쯤 빨갛게 열매가 익는다. 열매는 눈과 귀를 밝게 하고 내장기관에 좋다고 해서 한약재로 쓰이기도 하고 술을 빚기도 한다. 경기도 이천에도 산수유마을이 있고, 충청지역에서도 산수유가 나는 곳이 있지만, 열매도 튼실하고 껍질도 두꺼운 이곳 상동면의 산수유 열매를 최고로 쳐준다. 상위마을 인근의 계척리에는 국내에 최초로 들여온 산수유나무가 서있다. 500여년 전에 중국에서 가져와 가장 먼저 심어진 것이다. ◆여행정보=지리산온천이 지척에 있어 온천욕도 겸할 수 있다. 지리산 인근에는 깨끗하고 쾌적한 숙소들이 많다.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는 화엄사 앞의 한화리조트 지리산콘도미니엄(061-782-2171)이 가장 적합한 숙소. 지리산가족호텔(061-783-8100)이나 지리산송원리조트(061-780-8070) 등도 좋다. 산동마을에서 민박도 가능하다. 황전리의 백화회관(061-782-4033)은 3대에 걸쳐 60여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곳. 지리산에서 채취한 나물로 차려낸 산채정식이 대표 메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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