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7살 무렵, 14년 사회 생활을 접었던 이유는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목격한 아들의 충격적인 산만함 때문이었습니다. 그 뒤 2년간 매일 24시간 밀착교육을 통해 아들은 점차 집중력이 높아졌고, 학교에 입학고서는 공부도 곧잘 하였습니다. 그렇게 아들은 안정을, 저는 안도를 찾아갈 무렵 전보다 좋은 조건으로 일하자는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실무에서 2년의 공백은 있었지만 프리랜서로 활동했고 아들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자립심과 안정을 찾았다 생각 들어 큰 부담 없이 직장 생활에 복귀하였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간을 만회하려고 홀린 듯이 일에 열중하였습니다. 그런데 잦은 야근, 출장으로 1주일 이상 집을 비울 때도 있고, 주말이 되면 파김치가 되곤 해 아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2년간 엄마의 24시간 감시에서 벗어난 아들은 처음엔 나름 자유를 만끽할 수 있고, 엄마가 돈을 벌면 자신이 갖고 싶은 것들을 모두 가질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내심 기뻐하였습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날 무렵부터는 엄마의 관심이 멀어짐을 느꼈던지 자주 화를 내고 의기소침하곤 했습니다.
예상에 빗나간 아들의 행동에 고민이 되었고, 아들에게 엄마가 여전히 사랑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한 가지 묘안을 찾아낸 것이 아들에게 아침마다 ‘쪽지 편지’를 전하는 것이었습니다. 아침에 학교 가기 전에 책상 앞에 놓인 색종이 편지가 아들의 기분을 달래주길 바라며 첫 편지를 보냈습니다. 결과는 성공! 뭔가 아침부터 못마땅한 지 입이 삐죽 나온 아들은 책상에 놓인 녹색의 매미에 휘둥그래지더니 편지를 펼쳐 보고는 씨~익 웃으면서 집을 나섰습니다.
그 다음날부터 아들의 책상에는 색종이 쪽지 편지가 매일 놓여져 있었고, 아들은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했으며, 엄마가 자신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음을 차츰 깨달아갔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도 아들에게 편지를 보내는 것이 낯간지럽고 어색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멋지고 친밀한 소통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체험했습니다.
쪽지 편지는 시간이 많이 들지도 않고 엄마의 생각이나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그 때 그 때 전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색종이 접기로 시도를 했는데 아들이 보관하는 것이 어렵다고 해서 색종이 한 장으로 봉투를 만들었고, 반장을 편지지로 이용했더니 봉투를 만들기도, 편지를 쓰기도, 보관하기도 쉬웠습니다. ‘봉투 만들기’에서 ‘편지쓰기’까지 10분이면 충분했습니다. 간혹 출장을 갈 경우에 아들은 아침에 엄마의 쪽지 편지를 받지 못해 서운하다고 할 만큼 쪽지 편지는 아들이 매일 아침을 기다리는, 기쁨의 전령사가 되었습니다.
아들은 그 동안 받아온 색종이 편지를 빠짐없이 모아왔고 자신의 재산 목록 1호로 보관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자기도 아버지가 된다면 엄마처럼 아이에게 쪽지 편지를 써 줄 거라며 저를 감동시킵니다. 지금은 색종이 편지를 쓰는 대신 일기를 함께 쓰고 있지만 간혹 아들에게 특별한 말을 하고 싶으면 색종이 편지를 보내봅니다. 그럴 때 마다 아들의 마음이 어느 새 내 마음에 들어와 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 아이에게도, 당신에게도 행복한 하루를 열어 줄 하루 10분의 투자 ‘색종이 쪽지 편지’, 한번 써보실래요?
l 10분만에 쪽지 편지 만들기
(준비물 : 양면 색종이, 풀, 칼, 사인펜 혹은 칼라볼펜, 예쁜 모양의 스티커)
1. 양면 색종이 한 장을 사진처럼 접어서 작은 편지봉투 모양을 만듭니다(양면 색종이를 사용하면 봉투 뚜껑을 열었을 때 안쪽에 다른 색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 30초
2. 각 접촉면에 풀을 바르고 30초 기다렸다 붙여 봉투를 완성합니다. - 40초
3. 다른 색종이(봉투와 다른 색)를 반으로 접어서 잘라 편지지로 사용합니다(나머지 반은 다음에 재사용합니다). - 10초
4. 준비한 사인펜이나 칼라 볼펜으로 간단한 메시지 혹은 격언이나 격려의 말을 정성스럽게 씁니다(매일 다양한 색의 펜으로 사용하면 좋습니다. 편지는 전날 저녁에 써놓으면 아침이 덜 바쁩니다.). - 8분30초
5. 편지지를 넣고 봉투를 스티커로 마무리합니다. - 5초
6. 아침에 학교 가기 전에 볼 수 있도록 책상 중앙에 놓아둡니다. - 5초
(10분이 길고 매일 봉투를 만드는 것이 번거롭다면 미리 봉투와 편지지를 여러 개 만들어놓으면 편지 쓰는 시간 5분으로도 아이의 하루가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자녀를 사랑하신다면 ‘10분’만 투자하세요 |
2008.05.27, 이향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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