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가 두배 남짓 오른 최근 18년 동안 국내 휘발유 소비자가격은 5배, 경유는 10배나 폭등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2차 오일쇼크 당시와 비교해도 경유의 가격 상승률은 전체 물가에 비해 훨씬 높아 경유 사용자들이 입는 타격은 오일쇼크 때보다도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25일 기획재정부와 통계청,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경유의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는 올해 4월이 149.0(2005년을 100으로 기준했을 때)으로 지난 90년의 16.5와 비교할 때 803%, 약 9배로 올랐다.
이에 비해 휘발유는 올해 4월이 118.4로 90년도의 26.4와 비교하면 348.5%, 약 4.5배로 상승했다.
통계청이 집계하는 품목을 모두 더해 가중치를 감안해서 내는 소비자물가지수가 이 기간 51.7에서 108.8로 110.4%, 약 2.1배로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유류가격 상승세가 얼마나 가파른 것인지 알 수 있다.
특히 경유나 휘발유의 소비자가격은 5월 들어서도 10% 가량 올랐기 때문에 90년 당시와 비교하면 휘발유는 5배, 경유는 10배나 오른 셈이 된다.
오일쇼크 당시와 비교해도 소비자가격 상승폭이 전체 물가에 비해 훨씬 커 최근의 유류가격 수준이나 상승속도가 오일쇼크 때에는 아직 못미친다는 당국의 견해는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전혀 먹히지 않는 주장이다.
2차 오일쇼크가 마무리되는 연도인 1980년과 비교하면 당시 전체 물가지수는 28.2로 올해 4월과 비교하면 285.8%(약 3.8배)가 상승했지만 당시의 경유 지수는 90년도와 비슷한 16.4로 상승률은 803.6%(약 9배)가 된다.
휘발유는 통계청의 개별품목 조사항목에 1990년도부터 포함되기 때문에 80년도의 소비자 가격지수를 구할 수 없다.
경유가 우리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국제간 거래가격인 환율 등을 감안하면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오일쇼크 수준에 못미칠지 몰라도 소비자가격 상승률로 볼 때 개별적으로 경유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는 2차 오일쇼크 당시보다 훨씬 큰 충격을 주는 가격 수준인 것이다.
특히 경유값은 전체 물가는 물론이고 휘발유값 상승세와 비교해도 엄청나게 높아 경유를 사용하는 버스나 트럭, SUV 운전자들의 불만이나 고통은 극에 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경유의 경우 산업용 수요가 많은데다 개인이 사용하더라도 영세 자영업자들이 사업용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또 SUV 이용자들도 보유차량이 '승용'으로 분류되기는 하지만 대부분 `휘발유 가격의 85% 수준에 맞춘다'는 정부의 에너지이용합리화 방안 발표를 믿고 기름값 지출을 줄이기 위해 선택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같은 경유값 급등에서 느끼는 당혹감은 상대적으로 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 같은 폭등세에도 불구하고 정부에서는 세금인하 효과가 크지 않고 경유사용을 부추기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세금을 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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