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쇼핑의 중심지, 해운대 명품 거리를 가다
부산 해운대 달맞이 고개와 센텀시티가 아트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 비엔날레 등 예술적인 연례행사와 더불어 이제는 아트 페어까지 열리게 되었다. 부산을 지키고 있는 젊은 작가와 건축가를 만나는 아트 여행.
10여 년 전만 해도 벌판이던 해운대가 몰라보게 바뀌었다. 시립미술관 주변 디자인센터가 들어섰고, 달맞이 고개를 중심으로는 대형 화랑들이 자리 잡았다. 또 서울 및 수도권에서나 볼 수 있었던 큰 행사나 갤러리, 쇼핑 문화도 경험할 수 있다. 작가들의 노력과 지자체의 문화 행사,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부산에서도 예술이 점점 대중과 가까워지게 된 것. 얼마 전 해운대 벡스코에서는 대규모 아트 페어가 열리기도 해 부산을 보는 눈이 새로워졌다. 부산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제는 광안리나 동백섬, 자갈치시장이 아닌 문화의 거리, 해운대가 강추 코스다.
해운대 신도시가 생기면서 청담동이나 정자동처럼 럭셔리한 쇼핑 플레이스들도 꾸준히 늘었다. 여기에는 주상복합 건설이 한몫했다. ‘동부산’으로 불리는 부산 기장군 신시가지에서 수영만까지 이어지는 지역에 들어선 현대 다이너스티, 현대 카말리에, 골드 스위트, 대우 트럼프 등 고층 건물들이 밀집된 해운대 센텀시티 때문이다. 그야말로 부산의 베벌리 힐스이자 부촌의 대명사인 이 지역의 핵은 3.3m2당 1천만원을 호가하는 현대 베네시티다. 베네시티는 조선비치호텔 건너편 동백섬과 마주 보고 있으며, 한 블록 앞 수영만 일대는 이탤리언 레스토랑부터 고급 스파, 크라제버거까지 서울에서나 볼 수 있던 럭셔리한 상권이 형성돼 마치 청담동 명품 거리를 걷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또 해운대 롯데백화점과 동양 최대 규모의 신세계백화점 건설은 부산을 경제와 문화의 중심 도시로 만드는 데 한몫했다. 그렇다고 삭막한 인공 도시가 된 것은 아니다. 베네시티 맞은편의 동백섬은 자연 경관을 둘러보며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일명 ‘걷는 거리’. 동백섬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해운대의 해변 풍경이 고층 건물이 주는 삭막함도 아름다워 보이게 한다. 1,2 조현화랑
3월 말, 해운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달맞이 고개에 벚꽃이 만발하면 드라이브 삼아 이곳을 찾는 연인들로 이 길엔 생동감이 넘친다. 연인들을 위한 레스토랑촌으로 시작된 이 지역엔 바다가 보이는 베스타 온천, 카페·전시관·와인 바를 한데 모아놓은 대형 갤러리까지 생겨났다. 소규모 화랑은 찾아보기 힘들고, 복합 문화 공간인 코리아아트, 조현화랑 등은 외관만 봐도 감탄이 나올 정도로 고급스럽다. 이 길의 터줏대감 격인 코리아아트는 1999년 개관한 이래 다양한 전시와 장기적인 미술 경매, 아트 매거진을 발간하는 부산 미술 시장의 한 축이다. 프랑스의 유명한 건축가, 장 미셀 빌 모트가 설계한 모던한 디자인의 건물로 리뉴얼돼 그 위상이 더욱 높아졌다. 1990년대에 광안리에 있던 조현화랑 역시 작년에 달맞이 고개로 이전했다. 조현화랑은 청담동에 네이처 포엠 갤러리를 열고 부산과 서울을 오가면서 유명 작가와 신진 작가 테마 그룹을 형성, 부산 미술 시장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이 두 갤러리가 달맞이 고개로 옮겨오면서 자연스럽게 예술을 즐기는 문화가 형성된 것. 지난해 12월, 해운대역 근처에는 동양 최초의 사진 미술관인‘고은사진미술관’이 들어섰고, 현재는 부산의 원로 사진작가 최민식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현대사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그의 흑백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사진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경이로운 기분을 느낀다. 이러한 문화 시설이 모두 무료라니 부산의 매력은 끝이 없다. 3,4 고은사진미술관
전 세계를 찾아봐도 한 지역에 1백 층 건물이 둘 있기는 흔치 않은 일. 놀랍게도 부산에는 이러한 초고층 건물이 5개나 있다. 월드비즈니스센터(WBC) 솔로몬 타워 1백8층, 중부롯데호텔 1백7층, 중부 자유구역 진해 1백 층 규모의 랜드마크, 지금은 비어 있지만 2011년 완공될 1백17층 해운대 리조트까지, 놀랄 만한 일이 아닌가. 여기에 주거용 주상복합 최초로 364m2(128평)을 채택한 현대건설의 아이파크와 두산 위브더제니스가 들어서면 2015년쯤에는 경제, 문화, 쇼핑 등에서 서울 그 이상인 세계적으로도 멋지고 독특한 도시가 완성되지 않을까. 5 크라제버거 6 카페 B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