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이 완연하게 퍼진 거제도.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해금강’과 지중해 못지않은 아름다운 풍광의 ‘외도’, 원시의 자연미를 간직한 동백섬 ‘지심도’로 떠나는 섬 여행. |
최고의 봄 여행지, 거제도 봄빛 가득한 곳 몇 해 전 거제도에 온 적이 있다. 한겨울,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였다. 일곱 시간 넘게 달려 도착한 거제도는 조용하고 한가로운 섬이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관광객도 거의 없었다. 유람선조차 뜨지 않았다. 외도에도 가지 못했고 해금강도 볼 수 없었다. 그리고 그때는 이곳이 그 사람과 함께하는 마지막 여행지가 될 거라는 것도 미처 알지 못했다. 몇 년이 지난 후 다시 찾은 4월의 거제도. 섬 전체는 봄빛으로 일렁거리고 있었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를 따라 달려온 다섯 시간이 가뿐하게 느껴진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동백 잎은 여전히 햇살에 은빛으로 부서진다. 막바지 꽃망울을 흐드러지게 피워낸 동백이 유난히 붉다. 바닷바람이 따스하게 도시를 감싼다. |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는 차량의 움직임이 활기차 보인다. 유람선을 타는 선착장에는 관광버스가 즐비하고, 줄지어 내리는 관광객으로 분주하다. 인원이 차면 수시로 출발하는 유람선은 이제 외도에도, 해금강에도 간다. 잠시 아릿한 옛사랑의 기억에 씁쓸해지지만, 그러기엔 거제도의 햇살이 몹시도 눈부시다. 거제도에 다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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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거제시는 거제도를 비롯한 주변의 11개 유인도와 51개의 무인도를 포함한다. 700리 해안과 기암괴석으로 이루어진 한려수도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해상 관광의 요람지가 바로 거제도인 것. 그중에서도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해금강'과 연인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섬 '외도'는 거제도의 대표 섬 여행지다. 또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3월의 여행지로 선정한 '지심도' 는 원시의 자연이 그대로 살아 숨쉬는 아름다운 섬이다. 이처럼 거제도는 섬에서 또 다른 섬으로 여행을 시작하는 출발지이자 중심지다. 거제도의 해변은 장승포를 비롯해 구조라, 학동, 와현, 함목 등 열다섯 곳의 크고 작은 해변으로 이어진다. 거제도 해변의 특징은 고운 모래 대신 반질반질한 몽돌 해변이 많다는 것. 흑진줏빛 몽돌이 깔린 해변은 돌이 파도에 부딪히며 내는 해조음으로도 유명하다. |
마치 속삭이듯 빠르게 '자갈자갈'거리는 듯도 하고 '따르륵 따르륵' 사그라들기도 한다. 이 소리는 환경부가 지정한 '한국의 아름다운 소리 100선'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거제도 여행에서 꼭 가보아야 할 여행지가 또 하나 있다. 명사해수욕장에서 여차몽돌해변으로 이어지는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 외지 사람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아 사람의 발길조차 뜸한 곳이다. 해안을 따라 시원스레 달리다 망산전망대에 이르면 대·소병대도와 매물도의 다도해가 한눈에 펼쳐지는 장관이 연출된다. 60여 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둘러싸였다는 거제도의 아름다움이 눈에 보이는 장소다. 망망대해에 외로이 떠 있는 섬들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은빛으로 부서지는 바닷물을 보며 달리자니 가슴이 탁 트인다. 따스한 섬 바람과 눈이 시리도록 밝은 햇살을 쬐고 있자니 마음이 울렁거린다. 아마도 이 큰 섬이 마음속에 새로운 시작의 설렘을 불러온 듯하다. 1 산책로에서 내려다본 비너스가든의 전경. 2 학동 몽돌해변에서 사진 찍는 연인들. 3 해안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며 바라본 도장포마을. 4 멋진 해조음을 들려주는 학동해변의 몽돌. 5 야자나무 위의 파란 하늘이 몹시도 이국적이다. |
외도·해금강 천혜의 절경과 이국의 풍광을 동시에 1 외도의 관리사무실 저택과 그 너머로 보이는 푸른 바다. 2 드라마 <겨울연가>에 나오는 지중해풍 저택의 정문. 3 외도에 있는 비너스 조각상. 4 산책로마다 화사하게 피어 있는 형형색색의 꽃들. 5 유람선을타고 가며 본 해금강의 절경이 장관을 이룬다. 거제도를 찾는 여행객에게 최고의 인기 코스는 단연 외도와 해금강. 장승포항을 포함한 다섯 군데의 유람선터미널에서 해금강을 거쳐 외도로 들어가는 유람선을 탈 수 있다. 어느 선착장을 이용하든 2시간 30분 정도면 이 두 곳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배를 타는 시간만 1시간이 넘기 때문에 파도가 높은 날은 뱃멀미를 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직접 뱃머리를 돌리면서도 간간이 마이크를 잡고 이것저것 설명하는 선장 아저씨의 구수한 입담이 섬 여행에 맛을 더한다. 거제도의 해변과 주변 바다를 감상하는 사이 배는 어느덧 '해금강'에 이른다. 속도를 줄이며 가만히 다가가니 해금강의 깎아지른 기암절벽이 시야에 꽉 들어찬다. 섬 머리께의 울창한 숲과 절벽 아래의 해식동굴은 과연 바다의 금강산이라 불릴 만하다. 해금강의 진가를 제대로 알기 위해선 배를 타고 절경의 한가운데로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유람선을 탔다고 항상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날씨가 맑고 잔잔한 썰물 때에만 그 틈새로 들어갈 수 있는 것. 날씨 운이 따라야 동서남북으로 정확하게 십(十) 자를 이루는 십자동굴과 사자바위, 촛대바위, 천년송 등의 진면목을 만날 수 있다. 모든 절경을 넉넉히 감상할 정도로 충분한 시간은 아니므로 신경 써서 보지 않으면 놓치기도 쉽다. 해금강을 뒤로하고 거친 물살을 가르며 유람선은 어느덧 '외도해상농원'에 다다랐다. 매스컴에 이미 여러 번 소개되어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어 하는 동경의 섬으로 떠오른 외도. 처음에 너무 기대를 많이 하면 실망도 크다지만, 외도는 기대한 만큼 충분히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섬이다. 외도는 원래 무인도였던 것을 한 개인이 사서 30년간 정성스레 가꾸어 1995년부터 해상식물공원으로 개장하고 있다. 섬 전체는 천연 동백나무숲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거대한 정원처럼 꾸며진 섬 안에는 50여 종의 선인장과 코코아야자, 가자니아, 유칼립투스, 선샤인 등 이름도 이국적인 3,000여 종의 아열대 수목이 자란다. 눈 돌리는 곳마다 잘 가꾸어진 꽃과 야자수, 열대나무가 마치 발리의 한 리조트로 휴가를 온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게 한다. 섬은 산책로를 따라 천천히 한 바퀴를 돌게 되어 있는데, 가는 길에 보이는 갖가지 꽃과 나무마다 친절하게 이름과 원산지가 표기되어 있다. 정상의 산책로에는 베르사유 궁의 정원을 축소해 놓은 듯한 비너스 가든이 펼쳐진다. 열두 개의 하얀 비너스 조각상이 서구식 정원 안에서 파란 하늘과 어울려 더욱 새하얗게 보인다. 비너스 가든의 앞쪽 중앙에는 지중해 양식으로 꾸며진 사택이 있는데, 이곳이 바로 드라마 <겨울연가>를 찍은 바로 그 집이다. 무성한 대나무 길의 대죽로를 지나면 하늘과 바다가 맞닿아 한눈에 펼쳐지는 제1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에서 해금강과 서이말등대, 날이 좋으면 대마도까지 볼 수 있고, 원시림으로 뒤덮인 외도의 동섬과 공룡바위 등도 구경할 수 있다. 산책로가 끝나갈 무렵 내려오게 되는 '천국의 계단'도 인상 깊은 곳. 계단 양옆으로 편백나무가 길게 뻗어 있는데, 나무잎이 다 자라 우거지면 거의 터널을 이룰 정도로 아름답다.내려오는 계단의 경사진 밭에는 각종 과수나무와 꽃들이 펼쳐져 마치 낙원에 온 듯한 기분을 들게 한다. 1 홍포 부근의 한 펜션에서 바라다본 대·소병대도와 다도해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인다. 2 특이하게 연두색으로 칠해진 도장포의 등대. 3 편백나무가 길게 뻗어 있는 천국의 계단. 4·5 드라마 <회전목마>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도장포의 망릉잔디공원. 6 하얀 조각상과 잘 가꾸어진 외도의 정원이 이국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원시의 자연이 숨쉬는 동백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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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해상농원 숙식불가, 음주와 흡연불가 외도해상농원에서는 숙식을 할 수 없으며, 음주와 흡연도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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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심도 원시의 자연이 숨쉬는 동백섬 1 평평한 신비탈에 활짝 핀 유채꽃. 2 동백꽃이 떨어진 마을 길에 앉아 있는 고양이 두 마리. 3 지심도에 도착한 관광객들.4 속력을 내고 있는 배 뒤로 장승포가 보인다. 5 하늘색으로 칠해진 일본식 옛집이 동화 속 집처럼 정겹다. 6 민박집 아주머니의 안내를 받으며 지심도 오솔길을 따라 경비행기 착륙장으로 가고 있는 관광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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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승포항에서 배를 타고 20여 분 가면 지심도 선착장에 닿는다. 섬 전체를 뒤덮은 푸른 동백숲이 먼저 사람을 맞는다. 이곳의 동백나무는 그동안 보아온 키 작고 아담한 동백나무가 아니다. 몇 백 년은 됨직한 고목이 하늘을 울창하게 덮고 있다. 사람의 손길을 거의 타지 않은 원시 자연의 미가 그대로 느껴진다. 아닌 게 아니라 지심도는 현재 국내에서 원시 상태가 가장 잘 유지된 곳으로 일컬어진다. 지심도에는 희귀종인 거제 풍란을 비롯해 후박나무, 소나무 등 총 37종의 식물이 자생하는데, 그중 동백이 3분의 2를 차지한다. 동백나무가 터널을 이루는 동백섬 일주도로까지 있을 정도다. 특히 바닷바람이 덜 닿는 서북쪽으로 가면 햇살이 잘 들지 않을 만큼 동백나무숲이 빽빽하게 우거져 한낮에도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동백꽃이 섬을 붉게 물들이는 매년 12월부터 4월 초순까지는 붉은 홑동백꽃을 구경하려는 관광객과 낚시꾼이 유독 많을 때다. 하지만 올해 지심도 동백은 예년만 못하다. |
지난해 태풍 매미의 피해로 많은 나무가 쓰러지고 부러진 탓이다. 아직도 복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부러진 채 다른 나무에 걸쳐진 고목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그래도 도시에만 갇혀 사는 여행자의 눈에는 위안이 되기에 충분한 풍광이다. 지심도는 작은 섬이지만 여행지의 구색은 두루 갖추고 있다. 민가와 밭이 듬성듬성 들어앉아 있는 산비탈은 대체로 평평하고, 길도 아주 잘 나 있는 편이다. 선착장에서 마을로 들어서는 시멘트 길은 지그재그로 나 있어 오르기에 편하고, 그 길을 제외한 숲길은 평탄한 오솔길이다. |
지심도 일주도로를 따라 두세 시간 걷는 길은 지심도의 진면목을 샅샅이 감상할 수 있는 코스. 절벽 아래 가파른 기암절벽 해안은 바다와 어우러져 황홀한 절경을 이루고, 섬에서 보는 거제 앞바다의 풍경은 이국적이다. 또 해방이 될 때까지 일제의 군 요새지로 쓰였던 탓에 일제가 만든 활주로와 포대, 무기고 등도 그대로 남아 있다. 집집마다 자라는 아름드리 동백나무와 후두두 떨어져 오솔길을 수놓는 빨간 동백꽃잎, 하늘색과 분홍색으로 칠해진 그림 같은 집과 돌담, 끊임없이 들려오는 동박새와 직박구리의 지저귐까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이틀만 쉬었다 갔으면 하는 바람이 절로 든다. 지심도에는 현재 열네 가구에 모두 스무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10세대에서 민박이 가능하고, 선착장 가까이에 펜션도 한 채 새로 지어졌다. |
식당은 따로 없지만, 민박집에 말하면 무공해 청정 식사를 할 수 있다. 병어회 같은 자연산 잡어회무침과 전복 같은 따개비로 끓인 된장찌개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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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만식당 해물뚝배기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향토 별미는 아니지만, 방송 3사의 맛 프로그램에서도 귀신같이 알고 찾아와 촬영을 해갈 만큼 유명해진 거제도의 대표 별미다. 해물뚝배기를 주문하면 소박한 뚝배기 그릇에 담겨 나오겠거니 생각하겠지만, 천만의 말씀. 2인분 이상은 솥만 한 크기의 자체 제작한 뚝배기에 해물이 가득 담겨 나온다. 꽃게, 홍합, 소라, 낙지, 주꾸미, 대합, 가재, 젓가재 등 열한 가지의 제철 해물을, 그것도 국산만 사용한다. |
국물은 따로 육수를 만들거나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해물을 끓여 우러난 국물이 전부다. 특이하게 된장과 고추장으로 국물 맛을 내는데, 된장의 구수함이 그대로 우러난다. 또 깔끔한 국물 맛을 위해 맛이 혼탁해지는 생선이나 오징어를 넣지 않는 것도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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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하와이콘도비치호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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