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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약값 지출 '눈덩이'... 재정악화 갈수록 심화

올소맨 2008. 4. 3. 06:00

건강보험 총 진료비가 첫 30조원대를 돌파한 가운데 건강보험재정에서 약값으로 지출되는 비용 또한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 건강보험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특히 약값 비중을 낮추기 위한 약제비 적정화 방안의 일환으로 2007년 1월부터 비용 대비 효과가 있는 신약만 보험약으로 인정해주는 이른바 선별등재방식을 전격 도입한 이후에도 약제비 지출규모는 여전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건강보험 총 진료비는 2005년 24조6천575억원에서 2006년 28조5천714억원으로, 그리고 2007년에는 32조2천33억원으로 처음으로 30조원대를 돌파했다.

문제는 건강보험 급여비로 나가는 약값도 만만찮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

약제비 지출규모는 2005년 7조2천억에서 2006년 8조4천억원에 이어 2007년에는 9조5천억원으로, 10조원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 총 진료비에서 약제비가 차지하는 비율도 2005년 29.2%에서 2006년 29.4%, 2007년 29.5% 등으로 미세하나마 조금씩 늘고 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이처럼 매년 치솟는 약제비를 적정한 수준에서 관리, 건강보험재정의 안정화를 이루기 위해 국내외 제약업계는 물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과정에서 미국측의 격렬한 반대를 힘겹게 물리치고 지난해 1월부터 선별등재방식을 본격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는 신약이라도 엄격한 경제성 평가와 가격협상과정을 거쳐 얼마의 가격에 보험약으로 등재할지를 결정함으로써 국민이 경제적, 치료적 가치가 있는 우수한 품질의 약을 적정한 가격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로 도입됐다.

복지부는 이를 통해 건강보험 급여비에서 차지하는 약제비 비중을 2011년까지 24% 이하로 낮추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하지만 제도시행 초기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선별등재방식 도입 이후에도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약제비 지출규모와 비중을 볼 때 복지부가 이 제도를 통해 약제비를 적정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마저 나오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선별등재방식 자체가 새로 보험약으로 진입하는 신약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상황에서 제약업계의 저항으로 지난 1년간 보험약 등재신청 의약품 품목수가 많지 않은데다 기존 보험약의 경우 높은 가격 그대로 거의 유지되고 있어 아직까지는 뚜렷한 제도시행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