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좋은글

세상의 모든 조약돌들은

올소맨 2008. 2. 12. 00:32






 





    세상의 모든 조약돌들은
      
              





    지금

    세상의 모든 조약돌들은

    저마다 하나만의 희망을 꿈꾸고 있다

    사랑하는 이의 주머니 속에 들어가

    정다운 손으로 만져질 수 있기를

    아니

    더 이상 숨쉴 수조차 없이

    온통 감싸여 달아오르는

    한 개 기쁨이 되기를



    하지만 세상의 모든 조약돌들은

    저마다 저마다의 슬픔에 파닥거리며

    조금씩 닮아져간다

    나의 얼굴이 아닌 얼굴

    너의 얼굴이 아닌 얼굴로

    서로 기대어

    잠시 낯선 체온을 나누어 갖는

    서글픈 봉별(逢別)의 순간들

    그 틈새에 모래가 되어

    흩어진다



    지금 세상의 모든 조약돌들은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다

    무서운 망각의 저쪽

    어둠으로 사라지기 전

    저마다 제 이름이 조약돌이라고

    누군가

    단 한번 그렇게 나직이

    불러주기를





    詩/이가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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