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좋은글

미류마무 (이외수)

올소맨 2008. 2. 6. 06:26


미류나무 / 이외수


온 세상 푸르던 젊은 날에는


가난에 사랑도 박탈당하고


역마살로 한 세상 떠돌았지요.

걸음마다 그리운 이름들이 떠올라서


하늘을 쳐다보면 눈시울이 젖었지요.


생각하면 부질없이 나이만 먹었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알 수 있지요.


그리운 이름들은 모두 구름 걸린 언덕에서

키 큰 미루나무로 살아갑니다.


바람이 불면 들리시나요.


그대 이름 나지막히 부르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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