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up 비타민

'주가 왜 급락했나'... 증시 전문가 긴급진단

올소맨 2008. 1. 31. 08:48

"조선주 추락하자 '펀드' 불안심리 고개..투매 악순환"
"미국발 경기불안 중국 등 이머징마켓으로 전염 우려"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30일 코스피가 1600선 밑으로 가라앉았다.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반만의 일이다.

전문가들은 오늘의 급락에 대해 우선 "조선주 등 중국 관련주가 급락하자, 이와 연관된 펀드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투매 악순환이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배경에는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는 서브프라임 위기와 경기후퇴 우려감으로 꼽힌다. 불안감이 여전히 투자심리 근저에 흥건히 깔려 있는 상황에서 불씨가 일자 매물이 한꺼번에 분출됐다는 것이다. 

다음은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및 투자전략팀장의 견해다.

강성모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선주가 급락하면서 조선주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던 펀드들의 불안심리가 가중돼 투매가 투매를 부르는 양상이다.

투매로 인한 급락세는 조만간 만회 되겠지만 시장에 특별한 호재가 없다는 게 문제다. 오늘밤 미국 금리인하도 마찬가지다. 이미 0.5% 내린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그에 따른 기대감도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다.

오늘밤 금리인하라는 재료는 이제 중립적이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글로벌 신용경색이 불확실성 증대로 인해 당초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에 투자심리가 불안해 졌다.

이에 유동성 공급을 준비하고 있던 중동과 아시아계 자금들이 지원결정을 미루고 관망하면서 버팀목이 없어진 상황이다.

미국은 스테그플레이션으로 접어든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만약 중국 마저 이에 동참한다면 코스피는 1540까지 밀릴 수 있다.

미국만의 문제라면 1715선이 적당한 수준이겠지만, 지금 상황은 미국발 위기가 아시아로 전이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데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 중국 수혜주들의 부진이 그것을 말해준다.

금리인하 효과 역시 일시적인 대책일뿐, 문제점은 그대로 남아있다는 점에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다."

김용준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
"미국 증시의 빅 이벤트를 앞두고 일단 결과를 보고 매수에 나서자는 심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50bp 금리 인하에 기대가 모아지는 상황에서 25bp인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따른 불안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로 인해 매수세가 실종돼 버린 것이다. 오늘 외국인의 매물이 1000억원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봐선 외국인의 매도 규모 자체는 정점을 지난 것으로 보이는데, 투자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호가 공백이 발생해 지수가 많이 밀리고 있다.

전반적으로 크게 밀리는 것은 조선과 기계, 즉 중국관련주인데, BDI지수가 급락하고 해외 증권사들의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자 조선주에 기관들의 물량이 대거 나왔다.

이 상황에서 희망이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50bp 금리를 인하하는 것인데 이 경우 기술적 반등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중국 같은 경우는 국내총생산(GDP), 수출, 투자, 소비 등 경제지표들이 여전히 건강한 상황이기 때문에 경기하락에 대한 우려는 시기상조로 보인다.

동반 매도로 대응하기 보다는 한 템포 죽이면서 좀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이 유효할 것이다."

김준기 SK증권 투자전략팀장
"개발도상국가들 쪽에서 위험 요인이 커진 것이 수급 불안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펀드 형태로 들어간 자금이 홍콩이나 개도국 주식을 중심으로 이탈하면서 글로벌 신용경색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조선주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는 것도 자금 조달 차질에 따른 우려라고 볼 수 있다. 결국 구체적인 경기 지표들을 통해 글로벌 신용 경색이 완화되는 모습이 나타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