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을 낳아 일곱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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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없이도 사는 마음씨 착한 우가는 찢어지게 가난한데도 | |
자식들은 바글거려 사람들은 흥부네라 불렀다. | |
손가락 마디마디가 나무뿌리처럼 되도록 일해도 여덟식구 입에 | |
풀칠하기도 바빠 보릿고개만 되면 초근목피로 겨우 목숨을 이어갔다. | |
그 와중에 우가 마누라는 합방만 했다 하면 배가 불러 또 하나의 입을 만드는 것이다. | |
어느 날, 노승이 우가네 집에 탁발을 와 좁쌀 한줌을 받아 넣고는 | |
우가의 얼굴을 뚫어지게 보더니 | |
“낳을 아들이 열이요, 키울 아들이 일곱이네” 하고는 휑하니 떠나갔다. | |
“열을 낳아 일곱을 키운다? 그럼 셋은 죽는다는 말인가? | |
지금 아이들이 여섯인데 넷을 더 낳는다고?” | |
한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려버렸지만 | |
앞으로 살아갈 일을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해졌다. | |
그날 밤, 곰방대 담배 연기만 내뿜던 우가가 바느질하는 마누라에게 말을 꺼냈다. | |
“여보, 내가 기운이 창창하고 당신의 달거리가 끊어질 날이 까마득하니 | |
식구가 계속 불어날 것은 불을 보듯 뻔하오. | |
큰아이가 열여섯이고 둘째가 열넷이니 우리 밭뙈기 농사는 | |
당신과 아이들이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이오. | |
나는 이삼년 어디 가서 머슴을 살아 새경을 받아 오겠소.” | |
우가와 마누라는 부둥켜안고 울었다. | |
다음날, 우가는 온 식구들의 울음소리를 뒤로하고 길을 떠났다. | |
며칠 후 저녁나절, 고향에서 삼백리나 떨어진 이름 모를 마을을 지나다가 | |
말을 탄 선비를 만났다. | |
“나으리, 말씀 좀 여쭙겠습니다. 이 동네에 하룻밤 묵어갈 주막이 있는지요?” | |
“주막 있는 동네까지는 삼십리는 가야 하니 오늘 밤은 우리 집에서 자고 가시오.” | |
우가는 선비에게 고맙다는 말을 수없이 하고 뒤를 따라갔다. | |
선비가 우가에게 어인 일로 이 동네에 발길이 닿았는지 물어, | |
우가는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 |
다시 선비가 물었다. | |
“글을 읽고 쓸 수 있소?” | |
“어릴 때 조부께서 가르쳐 줘 사자소학에 명심보감까지는 뗐습니다.” | |
동네 맨 꼭대기에 자리한 선비네 집은 솟을대문에 안채, 바깥채, 사랑채에 | |
하인들의 요사채도 딸린 대궐 같은 부잣집이다. | |
저녁을 푸짐하게 얻어먹은 우가는 주인 선비의 부탁으로 | |
밤늦게까지 문서를 정리해 줬다. | |
이튿날 아침, 떠나려는 우가를 선비가 붙잡았다. | |
그날부터 우가는 선비 집의 집사가 되어 집 안팎의 일을 한점 어긋나지 않게 | |
말끔하게 처리했다. 선비 집의 전답 목록을 들고 소작농을 찾아가 | |
작황을 판정해서 지주 몫을 부과하는데 | |
어찌나 공정한지 항의하는 소작인이 한사람도 없고 | |
저녁에 보고하면 선비도 흡족해 했다. | |
일년이 되자 선비는 머슴 몫의 두배가 되는 새경을 우가에게 쥐어 줬다. | |
어느 날 밤, 우가가 장부를 들고 사랑방으로 갔더니 선비가 술잔을 건넸다. | |
“우집사는 아이가 몇이라 했지?” | |
“여섯입니다.” | |
“아들은 몇이고 딸은…?” | |
우가는 모깃소리만하게 대답했다. | |
“모두 아들입니다.” | |
선비는 긴 한숨을 쉬었다. | |
선비와 후덕한 안방마님 사이엔 아이가 하나도 없어 | |
집안에 웃음소리가 없었다. | |
달빛이 창호지를 새하얗게 물들인 입추가 지난 어느 날 밤. | |
“삼신할미도 무심하지. 어찌 이런 집에 아들 하나 점지하지 않을꼬!” | |
우가가 풀벌레 소리에 잠 못 이루고 있을 때 살며시 문이 열리며 | |
치마 스치는 소리가 나더니 한 여인이 방으로 들어왔다. | |
“소녀는 이 집 하녀이옵니다. 받아 주십시오.” | |
치마를 벗고 고쟁이를 벗고 속치마만 입은 채 우가의 품에 안겼다. | |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꿈이라면 제발 깨지마라. | |
여자를 안아 본지 도대체 얼마 만인가. | |
허겁지겁 내리던 바지가 벌써 빳빳하게 솟아오른 양물에 걸렸다. | |
하녀의 옥문도 샘이 솟아올라 허벅지까지 미끈거렸다. | |
장대비가 쏟아지고 번개가 치며 우가는 몸을 떨었지만 아직도 양물은 죽지 않았다. | |
두번째 운우는 서두르지 않고 우가가 재주를 부리자, | |
하녀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세번이나 까무러쳤다. 하녀는 바람처럼 사라졌다. | |
그로부터 여드레가 지난 날 밤, 또 한 여인이 하녀라며 들어왔는데 | |
전에 들어왔던 여인이 아닌 것이 확실했다. | |
그후 또 닷새가 지난 날 밤, 또 다른 여인이 우가의 방에 살며시 들어와 | |
폭풍에 뇌성벽력을 치고는 살며시 빠져나갔다. | |
석달쯤 지난 어느날 밤. 집주인 선비가 우가를 불러 가보니 | |
날카롭게 생긴 두 남정네를 소개했다. | |
“이분은 지관 어른이고, 저 젊은이는 지관보일세. | |
내일 아침, 두 양반을 모시고 막장골 증조부님 묘소를 보이고 오게나.” | |
막장골은 고개 넘고 개울 건너 숲 속으로 꺾어져 들어가는 첩첩산중이다. | |
우가가 앞서고 두사람이 따라왔다. | |
우가가 고갯마루 묵집에 들어가 마루에 걸터앉아 젊은 지관보에게 물었다. | |
“손에 든 그게 뭐요?” | |
“산길을 오르면 목마르다고 술 한병과 안주를 싸 줍디다.” | |
우가는 그걸 받아 보자기를 풀어 고기 안주를 마당에 던졌다. | |
순식간의 일이라 지관이 “어어” 하며 보따리를 뺏으려는데 | |
묵집 개가 고기를 먹더니 피를 토하고 쓰러졌다. | |
지관과 지관보가 하얗게 질려 벌벌 떨었다. | |
우가가 위엄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 |
“어디 가서 낮잠이라도 자다가 저녁때 선비한테 가서 | |
구덩이를 파고 나를 묻었다 하고, | |
증거로 내 저고리를 가지고 가서 보인 후 약정된 돈을 받아 가시오. | |
나는 머나먼 고향으로 가 두번 다시 나타나지 않을 거요.” | |
두 살인청부업자는 넋을 잃어 말문이 막혔다. | |
우가는 발걸음을 돌려 고향집으로 향했다. | |
내막인즉 이랬다. | |
지난밤, 모두가 잠든 깊은 삼경에 안방마님이 우가 방에 몰래 들어왔다. | |
“우집사님, 조용히 들으시오. | |
석달 전 가장 먼저 이 방에 들어온 하녀는 바로 저였고, | |
여드레 후 두번째 여인은 바깥양반의 첫째 첩, 마지막은 둘째 첩이었소. | |
모두 바깥양반이 시켜서 한 일입니다. 셋 모두 잉태를 했습니다. | |
내일 살인청부업자 두 사람이 지관으로 위장해 당신을 죽이려 할 테니…” | |
우가는 안방마님이 싸 준 금붙이를 전대에 넣어 허리에 차고 | |
고향으로 내려가며 스님의 말이 떠올랐다. | |
“낳을 자식은 열이요, 기를 자식은 일곱이라.” | |
아무리 계산해 봐도 하나가 모자란다. | |
한데, 우가가 1년 반 만에 집으로 돌아갔더니 | |
“으앙~” 아기 울음소리가 사립 바깥까지 울려 나왔다. | |
집을 떠나기 전날 밤, 마누라에게 뿌린 씨앗이 | |
스님의 예언대로 열을 이미 채웠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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