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글로벌 명품, 어떻게 하면 가능할까 최근 우리나라 명품시장 규모가 약 5조원대에 달한다는 언론 보도를 접했다. 명품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은 1990년대 중반 서울 압구정동과 청담동 일대에 명품 브랜드 매장이 독립 매장으로 생겨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와 동시에 백화점들도 명품 브랜드 매장을 하나둘씩 만들어 내면서 지금은 명품 브랜드가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졌다. 프랑스 사람들이 바캉스를 떠난 후 명품 매장 앞에 동양인들의 긴 행렬이 가득한 풍경은 이제 신기한 광경도 아니다. 국외 출장길에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필자는 ‘명품’이라는 단어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진정한 명품이란 과연 무엇일까? 어떤 이는 ‘브랜드 가치’를 명품 조건으로 꼽는 반면, ‘오래된 역사와 품질’을 꼽는 이도 있고 ‘비싼 것이 무조건 명품’이라는 이들도 있다. 진정한 명품의 의미는 무엇일까? 명품의 의미를 사전적으로 풀어보면 ‘뛰어난 물건이나 작품’이다. ‘특별하게 만들어진 작품이나 훌륭한 물건이라는 의미를 지닌 예술적 가치와 희소성이 있는 작품’을 뜻하는 것이다. 진정한 명품이란 ‘쓰면 쓸수록 빛을 발하고 질리지 않는 상품’으로 명품(名品)이 아니라 명품(明品)이라고 생각한다. 유행을 뛰어넘는 것, 그것에 깃든 장인의 영혼을 이해하고, 거기에 자신의 영혼을 덧붙일 때 비로소 진정한 명품이 된다고 생각한다. 또 명품은 장인 기술로 제작된 최고급 품질을 자랑한다. 오랜 전통, 우수하고 질리지 않는 디자인, 가격에 얽매이지 않는 고급 소재 등으로 서서히 오랜 세월 속에서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고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명품 탄생이 꿈같은 일일까? 루이비통, 구찌 등이 세계적인 명품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만든 원동력 중 하나는 ‘내일이 아닌 먼 미래를 내다보고 적극적인 계획과 투자를 하는 체계적인 시스템’이다. 특히 독일은 명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 마이스터 교육 제도를 보면 샘이 날 정도로 부러운 것이 많다. 대학 진학을 결정한 상태가 아니라면 대부분 학생은 18세 정도부터 직업 현장에 뛰어들어 현장 실습을 시작한다. 이론과 현장이 공존하는 독일 마이스터 교육 제도는 기술전문성 중심의 객관적 평가에 따르기 때문에 공정성이 높다.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은 82%로 대부분 학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 진학을 희망한다. 반면 독일 대학 진학률은 30~35% 정도에 불과하다. 대학 진학을 희망하지 않는 많은 학생들은 직업교육을 받는다. 현장에서 경험을 쌓은 학생들은 거의 독일에서 최고기술자를 의미하는 마이스터 자격에 도전한다. 20세 이후 나이대 기술자들이 마이스터 자격시험을 통과한다. 기술 장인을 의미하는 마이스터라고 하기엔 어린 나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들은 이미 10여년간 직업교육을 받으면서 전공 분야 경험을 쌓아온 기술자들이다. 마이스터 자격을 취득하면 그 분야 최고 실력자로 인정받을 뿐 아니라 명함에도 자랑스럽게 마이스터라고 표기할 수 있다. 또 마이스터만이 마이스터를 가르칠 수 있는 만큼 교육자 길도 다양하게 열려 있다. 독일에서 마이스터가 운영하고 있는 수공업 기업 수는 약 96만7000여개에 이른다. 아마도 마이스터 교육 제도는 세계 최고의 공업 및 제조업 강국, 명품을 만들어내는 독일의 가장 큰 자랑거리일 것이다. 우리나라도 세계 으뜸가는 명품을 만들기 위해 글로벌 디자이너 발굴이나 장인 기술을 키우는 지속적인 교육 시스템 등 국가 차원에서의 꾸준한 지원이 지속된다면, 머지않아 유럽인들이 우리나라 명품 매장 앞에서 줄을 서는 광경을 볼 것이라 생각해본다. [안규문 밀레코리아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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