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좋은글

사주팔자는 하드웨어이고 마음은 소프트웨어이다

올소맨 2011. 8. 2. 23:26

 

사주팔자는 하드웨어이고 마음은 소프트웨어이다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 좀 힘들거나 일이 안 풀리면 알게 모르게 팔자타령을 한다. ‘내 팔자가 이러니 별 수 있겠어’ 하면서 체념하는 데 익숙해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자칫 간과하기 쉬운 것은 운명론의 진실인데, 바로 팔자에 대해 올바른 인식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사주팔자란 내가 어느 해, 어느 달, 어느 날, 어느 시에 태어났다는 지울 수 없는 주민등록 번호와 같은 인식코드일 수 있다. 내 몸이 다할 때까지 바뀌지 않는 사실일 테니까.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러한 코드가 인생의 향방을 결정하는 키워드는 아니란 것이다. 컴퓨터로 말하면 어느 회사 어느 공장에서 어떠한 성능의 하드웨어를 장착하고 어떠한 기본적인 소프트웨어를 바탕에 깔고서 어느 날 출시되었다는 정보가 바로 인간으로 말하면 사주팔자에 견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컴퓨터를 구입한 이후 운용실력의 향상에 따라 하드웨어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깔 수 있다. 그 컴퓨터의 질적인 문제는 얼마나 좋은 프로그램과 데이터베이스를 갖추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지속적인 질적 향상은 더 뛰어난 프로그램으로 업데이트해가면서 개선시킬 수 있다.

 

우리 몸 역시 빗대자면 이러한 컴퓨터의 하드웨어에 해당한다. 물론 우리 몸은 아무리 뛰어난 컴퓨터로도 대체할 수 없는 무한한 용량과 영적능력을 갖춘 살아 있는 우주이지만 말이다. 우리는 좀 더 나은 몸의 운용체계를 갖추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정보를 입력하는데, 작게는 가족 구성원으로부터 시작하여 유치원 초중고대학을 거쳐 사회 구성원이 되어서도 수많은 정보를 입력한다. 사실은 어머니 뱃속에서부터 태교를 받으며 죽을 때까지, 그야말로 전인교육(全人敎育)의 현장 속에서 살아간다.

 

따라서 다양한 정보를 입력했다가 지우기도 하고 계속해서 더 좋은 정보를 업데이트 하면서 살아가고 있는데, 개별적인 능력은 바로 어떠한 정보를 입력하며 살아 왔느냐 일 것이다. 그 입력 작용의 주도적인 역할은 우리 마음의 역량에 달려 있다. 긍정적인 마음의 상태와 부정적인 입장에서 정보를 입력하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인체를 구성하는 유전자 정보의 지도인 DNA 분석결과에 따르면 우리는 놀라운 사실에 직면한다. 우리 인체의 유전자 정보는 침팬지와 98.7%가 똑같다는 분석결과이다. 1.3%의 차이에 따라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되고 침팬지는 그저 동물 중에서도 조금 나은 인지능력을 갖춘 포유류의 한 종으로 분류된다.

 

이러한 사실에서 우리가 유추할 수 있는 것은 사주팔자에 해당하는 하드웨어가 인간을 만물의 영장이 되게 한 근본요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보다 중요한 것은 70조개에 달하는 세포로 구성된 인체를 운용하는 소프트웨어, 즉 마음인 것이다. 이 마음의 운용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 시키는 주요한 방법인데, 이는 반복적인 학습을 통해서 더 뛰어난 프로그램으로 확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 인간에게는 다섯 가지 욕구(五慾)가 있다.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에 영양물질을 공급하려는 식욕(食慾), 일상을 통해 피곤해진 육체를 재충전하려는 수면욕(睡眠慾), 종족을 길이길이 보존하려는 색욕(色慾), 풍족하고 여유 넉넉하게 살려는 재물욕(財物慾), 자신의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리고자하는 명예욕(名譽慾)이 바로 그것이다.

 

식욕과 수면욕, 그리고 색욕은 살아 있는 모든 생물체가 공통으로 보유하고 있는 본능적 욕구이다. 그러나 재물욕과 명예욕은 다른 동물에게서는 그다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욕구라 할 수 있다. 물론 다른 동물에게도 이러한 욕구가 얼마간은 있다. 앞의 세 가지(食, 睡, 色)는 학습을 통하지 않아도 본능적으로 행하는 것이지만, 뒤의 두 가지(財, 名)는 학습의 정도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운용주체인 마음을 온통 재물욕을 충족하는데 집중하면 필요이상의 재산을 축적할 수도 있으며, 또한 재물욕보다는 우리 인류가 더불어 잘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봉사정신을 발휘하는데 집중하면 모두가 존경하며 우러르는 영적지도자가 될 수도 있다.

 

동물과 인간이 다른 점은 ‘하고자 하는 마음’에 따라 얼마든지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을 제외한 다른 동물의 역사는 어제와 오늘이 별반 다를 게 없지만 인류의 역사는 날로 새롭게 확장되고 있다. 물론 소프트웨어를 확장하는데, 선악(善惡)의 정도에 따라 진퇴(進退)를 거듭하고 있지만 말이다


행복의 조건은 무엇일까! 사주팔자에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라고 나와 있을까? 집안 어른들끼리 나누는 말 중에 ‘가문의 문제아’를 들먹이며 흔히 ‘저 놈, 사주팔자는 좋다는데 왜 저 모양 저 꼴일까!’하는 탄식을 한두 번 쯤은 들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리 하드웨어인 사주팔자가 좋아도 소프트웨어인 ‘마음’을 잘 못 쓰면 소기의 성과를 얻을 수 없다. 그 성과라는 게 ‘행복한 삶’이라면 더욱 그렇다.

 

앞에서 언급했던 인간의 다섯 가지 욕구(食, 睡, 色, 財, 名)는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욕심이란, 물질적인 욕구는 물론 사랑이나 명예와 같은 무형의 것에도 지나친 집착(執着)을 보이는 마음의 불균형적인 현상이다. 자신의 욕심을 채우고 나면 성취감과 함께 행복감이 충만할 것 같지만, 오히려 허탈감과 함께 더 큰 욕심 불러일으키는 게 우리네 인간지사다.

 

다음에 인용한 기사(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2009.5.20일자)를 참고한다면 뭔가 가슴에 와 닿는 게 있을 것이다. 헤드라인이 “바누아투 ‘행복지수 1위’ 소박한 비결은”에서 조지 보루구 관광청장은 말한다.


“서로 아끼고 나누면 마음이 풍요로워지죠”

“바누아투 사람들은 왜 행복하냐고요? 물질적인 것에 집착하지 않고, 단순 소박하고, 항상 서로 나누고 존중하는 데 익숙한 생활방식 덕분입니다.”


2006년 영국 신(新)경제재단(NEF)에서 실시한 국가별 행복지수(HPI) 조사에서 178개국 중 행복지수 1위(한국은 102위)로 선정된 섬나라 바누아투. 호주 시드니에서 동북쪽으로 2500km쯤 떨어진 남태평양 해역에 산재한 80여 개의 섬에 약 20만 명이 사는 미니 군도 국가다.

바누아투 국민의 취업률은 7% 선. 취업자 대부분이 관광업에 종사하며 고기잡이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남태평양의 빈곤국 중 하나인 이 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900달러로 전 세계 233개국 중 207위다.(중략)

최근 한국에서 자살이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말에 그는 “바누아투는 지난 5, 6년간 자살자가 한 명도 없다가 얼마 전 1명이 자살했다. 각 섬의 족장과 연장자가 중심이 되는 마을 공동체가 구성원들에게 큰 의지가 된다”고 말했다.


이 기사에 나타난 것처럼 행복이란 멀리 있는 게 아니고 우리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 지금 현재의 마음이 우리 미래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욕심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나 혼자만을 위한 집착에 가까운 욕심이 아닌 여러 사람을 위한 공적인 욕심이라면 긍정적인 마음의 발로이기 때문에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