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

한은정 "힘들면 잘 울고 성격도 여린 편"

올소맨 2008. 6. 29. 13:27


 

화려한 섹시스타'라는 등식은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여겨졌다. 2002년께 SBS TV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세련된 도시 여성상을 연기한 후 코카콜라 CF에서 도발적인 매력을 드러내면서 이런 이미지는 굳어졌다.

섹시한 이미지보다는 연기자로 인정받고 싶었던 그는 이후 작품에서 의도적으로 기존 이미지를 감췄다. MBC TV '남자의 향기'에서는 청순한 역을 맡았고, KBS 1TV '서울 1945'에서는 시대극에 도전했다.

한은정이 오랜만에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화려한 이미지를 연기한다. 7월9일부터 MBC TV를 통해 방송되는 드라마 '대~한민국 변호사'(극본 서숙향, 연출 윤재문)에서 당대 최고 여배우 역을 맡아 몇 년 동안 억눌렀던 끼를 발산한다.

"최근 드라마에서 정적이고 우울한 역을 많이 맡았어요. 연기적인 면에서 도움을 얻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변화를 주고 싶었어요. 또 제가 여성 과학자로 출연한 영화 '신기전'이 드라마 방송 기간인 8월에 개봉합니다. 영화가 사극인 만큼 드라마에서는 화려한 면을 선보이고 싶었지요."


드라마에서 그는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난 최고 스타 이애리로 출연한다. 금융업체 대표인 부자 남편 한민국(이성재 분)과 이혼하면서 1천억 원 규모의 재산분할 소송을 벌인다.

그는 "딱딱한 법정 이야기가 아닌 코믹 멜로물로 '명랑소녀 성공기'의 경쾌한 분위기를 연상하면 될 것"이라며 "이애리는 남편의 돈을 원한다기보다는 진심 어린 용서와 사랑을 받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맡은 배역이 연예인이다 보니 다른 배우들이 선보였던 연예인 캐릭터와 비교되는 것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최근 SBS TV '온에어'에서는 김하늘이 도도한 연예인을 연기했고, 정준호도 MBC TV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에서 톱스타 역으로 출연했다.

"사실 연예인이라고 해서 늘 무대의상을 입고 다니고, 사람을 대할 때 딱딱하고 도도한 인상을 풍기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친구와 수다를 떠는 것을 더 좋아하고 평상복 의상에 모자를 눌러쓰고 외출하기도 합니다. 이 드라마에서는 실제 연예인의 모습을 살려 편안하게 연기할 생각입니다. '온에어'에서의 연예인 모습과는 차별화할 거에요."
이어 그는 "다만 이애리는 강한 성격에 속상해도 겉으로 티 내지 않는다는 점에서 나와 다르다"며 "나는 힘들면 잘 울고 성격도 여린 편"이라고 덧붙였다.

류수영과는 세번째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됐다. 류수영은 이애리의 의뢰로 재산분할 소송을 맡게 된 변호사 변혁으로 등장한다.

"'명랑소녀 성공기'와 '서울 1945'에서 함께 출연했지요. 정말 예의가 바르고 착한 분입니다. 같은 사람과 또 멜로를 연기한다고 해서 비슷한 분위기가 되지는 않을 거에요. 시대배경과 역할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상당히 다른 느낌이 전달될 겁니다."


'대~한민국 변호사'는 비슷한 시간대에 시청률 20%를 웃도는 SBS TV 인기 드라마 '일지매'와 경쟁해야한다. 그는 "고심한 끝에 출연을 결정한 드라마라 인기 드라마와 경쟁한다는 점에 신경이 쓰인다"며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만큼 아예 기대를 하지 않고 마음 편하게 촬영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은정은 최근 KAIST에 발전기금 1억 원을 기부해 화제가 됐다.

"데뷔 후 각박하게 앞만 보고 살았어요. 다른 분들이 좋은 일을 한다는 기사를 보고도 신경 쓸 겨를이 없었습니다. 조선시대 과학기술을 다룬 '신기전'에 출연하면서 과학의 중요성을 새삼 느꼈어요. 와중에 한국 최초 우주인 이소연 씨의 우주비행을 생중계로 보고 감동받아 그의 모교에 발전기금을 전달하게 됐지요."


그는 요즘 걷기 운동으로 몸매 관리를 하고 있다. "별 스케줄이 없으면 하루 두 시간씩 걷고 있다"며 "예전에는 헬스를 주로 했는데 근육이 생기는 바람에 그만뒀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활동 계획에 대해 "사실 최근 몇 년 동안 연기했던 무거운 배역은 소화하기에 힘이 많이 들었다"면서 "앞으로는 좀더 힘을 빼고 실생활에 가까운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