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인에게 미국 차는 인기가 없다. 특히 젊은이에게는 더하다. 특히 GM 캐딜락의 이미지는 최소 50대 이상의 장년층이나 타는 ‘올디시한’ 중형 럭셔리 세단이다. 그러나 영화 ‘매트릭스’의 PPL로 사용되면서 우리 곁으로 찾아온 CTS는 달랐다.
CTS는 2002년 첫 등장 때부터 GM의 꺼져가는 미국 내 인기를 부여잡는 기중기 역할을 했다. 실제로도 캐딜락 라인업 가운데 전례없는 매출을 기록한 효자 차종으로 지금도 GM 역사의 신기록을 써내려가는 중이다. 영화 ‘매트릭스’의 미래 자동차 CTS의 2008년 페이스 리프트 모델인 ‘올뉴CTS’를 시승했다.
디자인을 살펴보자. 외관은 영락없는 다비드상의 남성성이 보인다. 디자인의 모든 마무리는 두부를 썬 듯 각이 살아 있다. 모든 자동차 브랜드가 유선형으로 갈 때 소신있는 반대 방향을 택했기에 더욱 눈길이 머무는 디자인이다. 한참을 보노라면 각진 차체가 미래형 디자인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묘한 재주를 느낄 수 있다.
실내로 눈길을 돌려본다. 초기 CTS는 젊은 외모에도 불구하고 보수적 인테리어로 언밸런스가 느껴졌던 반면 6년 만에 페이스 리프트된 새 얼굴에서는 미래형 외관에 걸맞은 속살이 특징이다. 버튼 하나로 센터페시아에서 부상하는 모니터는 주위의 메탈 소재와 어울리며 우주선 느낌을 풍긴다. 대시보드 위쪽은 가죽 마감 끝에 한땀 한땀 바느질한 흔적을 남겨 고급스러움을 풍긴다.
인포테인먼트에도 신경쓴 흔적이 역력하다. 뒷좌석에서도 잘 보이게 위치한 모니터 안에는 40GB 하드디스크가 숨어 있다. 수천곡의 음악이나 영화 수십편이 저장된다. 보스의 5.1채널 서라운드 스피커 10개는 라디오뉴스마저 중저음으로 전달해준다.
시동과 함께 들려온 엔진음은 특징 없는 미국차의 전형이었다. 특히 고속 주행시 엑셀을 밟을 때 들리는 소리는 엔진음이라기보다는 단순한 기계음이라는 인상이다. 그러나 소리를 제외하면 CTS는 달리기 능력하나만큼은 미국 차의 모든 단점을 이미 극복한 차다. 현가장치부터가 출렁거리는 미국 차의 특징을 벗었다. 미국 차도 달리기 능력에서 떨어지지 않음을 보여주겠다는 기술진의 의도가 엿보인다.
저속에서의 가속력은 무거운 듯하면서도 힘이 넘친다. 신중하지만 힘있게 한 발짝씩 성큼성큼 내딛는 느낌이다. 3.6L급 VVT DI 엔진(304마력ㆍ최대토크 37.8 kg/m)이 이를 가능케 한다. 일상생활에서 300마력대 자동차를 쉽게 접하기 어려워서일까. CTS를 소유한다면 가끔씩 ‘객기’를 부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급브레이크나 급회전에서도 지금까지의 미국 차에서는 볼 수 없었던 단단한 새시 강성이 느껴졌다. 후륜구동 방식에 신형 6단 오토 트랜스미션을 탑재해 안정감이 배가됐기 때문이다. 연비는 미국 차가 기름 먹는 하마라는 별명을 안고 있는 것에 비하면 놀라울 정도다. CTS는 국내 공인 연비 기준 1등급, ℓ당 8.8㎞다. 기존 CTS에 비해 0.4㎞ 향상된 것이지만 체감 연비는 크게 나아졌다는 느낌이 전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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