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여자

리아 "비 이후 처음으로 느낌 좋은 가수래요"

올소맨 2008. 4. 11. 12:35

가수 리아(33)의 신곡 '힘을 냅시다(건강송)'를 들은 한 네티즌이 음악사이트 벅스에 이런 글을 올렸다. '비 이후 처음으로 느낌이 좋은 가수'라고.

스페셜 음반 '리아 브릿지(Riaa Bridge)'를 낸 그는 '깜찍한' 감상평에 한참을 깔깔대고 웃었다. 1996년 데뷔해 12년 된 가수지만 지금의 '어린' 네티즌에겐 생소하다는 반증. 20대 초반 빡빡머리에 카랑카랑함과 중량감을 겸비한 음색으로 좌중을 휘어잡던 그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진 것도 사실이다.

"1998년 3집의 '눈물'을 끝으로 히트곡이 안 나왔다고 자체 판단해요. 이후 10년간 4집, 4.5집, 5집을 냈는데 그 사이 회사를 여러 번 옮겼고 간 회사마다 부도나 대표가 도망가고 제대로 음반 홍보를 해본 적이 없어요. 참 복도 없죠."

4집 녹음한 후 제작자가 잠적했고, 4.5집을 내자 회사가 부도났고, 5집 역시 완성한 후 제작자가 사라졌다. 주위에 믿을 사람이 없다고 판단하던 차에 중학교 때부터 방송사를 따라다니며 연기자 제의를 받곤 했던 남동생 김재열 씨가 회사(랑엔터테인먼트)를 차리고 누나에게 둥지를 제공했다.

지친 10년을 보내며 처음 가수가 된 걸 후회했다.

   "'(노래를) 그만두라는 하늘의 계시인가'라고 생각했어요. 보육시설 봉사, 동물보호운동을 하며 제 존재의 소중함을 느꼈어요. 제가 있는 것만으로 기뻐하고 노래를 부르면 울어주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제작 여건이 어렵더라도 누군가를 위로할 수 있다면 계속해보려고요."

이번 음반은 시장성을 고려해 구성했다. 불황 탓으로 안정성을 중시하는 업계 특성상 전략적으로 타협했다.
기운을 북돋울 노래 '힘을 냅시다'를 비롯해 '돈트 크라이(Don't Cry)' '이번 한번만' 등 신곡은 세 곡.

   시나위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 김장훈의 '나와 같다면', 최호섭의 '세월이 가면', 임재범의 '고해' 등 자신의 음색으로 해석한 곡을 엄선해 리메이크했다.

"얼마 전 KBS 1TV '콘서트 7080'에서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불렀는데 진행자 배철수 씨가 제가 부른 버전이 더 낫다고 칭찬해주셨어요. 하하. 시나위의 신대철 씨는 녹음 때 기타 연주를 선물해줬어요. 기타 사운드가 진짜 예술이어서 메탈 버전을 따로 수록했죠."

2003년 11월 결혼했으니 벌써 주부생활 6년차. 그러나 정작 공군 전투기 조종사인 남편 최을렬(33) 씨와 함께 산 것은 3개월이 고작이다. 현재 남편이 경기도 수원 비행장에서 대위로 근무하고 있어 서울과 오가고 있다.
리아는 "조종사와 가수란 독특한 직업 때문에 결혼 전 양가의 걱정이 컸으나 우리는 서로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엔 방송 활동을 열심히 하려고요. 리아란 존재가 잊혀지지 않도록, 아니 비의 후배가 아니란 걸 알리는 것만으로도 성과겠죠. 하하."

그는 17일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에서 열리는 북한 결식아동 돕기 주먹밥 콘서트 무대에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