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술 한잔하자
詩 오광수
친구야!
술 한잔하자
우리들의 주머니 형편대로
포장마차면 어떻고
시장 좌판이면 어떠냐?
마주 보며 높이 든 술잔만으로도
우린 족한 걸
목청 돋우며 얼굴 벌겋게 쏟아 내는
동서고금의 진리부터
솔깃하며 은근하게 내려 놓는
음담패설까지도
한잔술에겐 좋은 안주인 걸
자네가 어려울 때 큰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 아프고 부끄러워도
오히려 웃는 자네 모습에 마음 놓이고
내 손을 꼭 잡으며
고맙다고 말할 땐 뭉클한 가슴
우리 열심히 살아 보자
찾으면 곁에 있는
변치 않는 너의 우정이 있어
이렇게 부딪치는 술잔은
맑은소리를 내며 반기는데..
친구야 ! 고맙다
술 한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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